대학·연구기관은 수익 공유
기업은 R&D 비용 절감 '상생'
대구 달성산업단지에 있는 오대금속은 40년 넘게 자동차부품 한우물만 판 기업이다. 이 회사는 모발이식기기를 생산하는 의료기기업체로 변신 중이다. 한 번에 심을 수 있는 모발 수가 기존 제품의 3~5배에 달해 이식 시술을 1시간 안팎에 끝낼 수 있다.
혁신을 통해 성장모멘텀을 찾은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대구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소기업이라는 것이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지역 연구특구 안에 설립된 기업이다. 연구기관의 기술력과 기업의 자본력·노하우를 결합했다. 완전사가 설립한 연구소기업 에너캠프에는 계명대가 참여해 교류·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이식했다.
연구소기업은 업체와 학교·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다. 기업의 성장에 따라 학교·연구기관이 수익을 공유한다. 김용욱 대구연구특구 본부장은 “대학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익을 실현하고 기업은 기술개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소기업은 단순 기술 전수만이 아니라 동업자도 찾아준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정원산업은 연구소기업 제이더블유메탈 설립을 계기로 김영석 경북대 기계공학부 교수를 사업 파트너로 영입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국내 금형 가공기술 권위자로 한국소성가공학회 학회장을 맡고 있다. 정원산업은 김 교수 영입과 함께 매년 13%가량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연구특구는 작년 한 해에만 연구소기업 36개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설립된 연구소기업은 160개에 달한다. 올해부터는 대구상공회의소와 함께 회원사 기업의 연구소기업 설립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올해는 대구 대표기업들의 연구소기업 설립을 위한 출자 등이 이뤄져 지역 기업들의 스케일업 작업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