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폐업 숙박업소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됐다.13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8시 14분께 제주시 일도동 소재의 한 폐업 숙박업소 건물 지하 1층에 시신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며, 신분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주민등록 기록이 말소된 50대 A씨로 파악됐다.경찰은 A씨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옷가지와 생활용품 등이 발견됐고, 타살 혐의점이 없는 점 등으로 토대로 일정한 주거지 없이 떠돌던 A씨가 고독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경찰은 주민등록 말소 기간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사망 추정 시간과 사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시신이 발견된 숙박업소는 1987년 문을 열었고, 2006년 폐업 신고 후 4년 전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가 중단돼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지난해에도 제주에서는 폐업한 숙박업소에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지난해 4월 12일 제주시 용담동 폐업 모텔 건물 객실 화장실에서 70대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당시 경찰은 이 노인이 해당 모텔방에서 혼자 오랫동안 지내왔고 2021년 상반기 모텔이 폐업한 이후에도 홀로 지내다가 2년 반 전인 2021년 하반기에 숨진 것으로 봤다.같은 해 8월 22일에는 제주시 오라동 모 여관 3층 객실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지내온 70대가 숨진 지 5년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제주시는 방치된 숙박업소에서 잇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되자, 유사 사건 방지를 위해 폐업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현장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가 성장 청사진을 담은 책 '다시 성장이다'를 이달 말 출간한다.서울시와 출판사 김영사는 13일 오 시장의 저서인 '다시 성장이다(부제: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를 오는 24일 출판한다고 밝혔다. 예약 판매는 내일(14일)부터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에서 열린다.오 시장이 이같은 비전서를 펴내는 건 6년 만이다. 책에는 그가 그동안 네 차례(제33·34·38·39대) 시장직을 지내오며 고안한 '미래로 가는 5대 동행'의 철학을 담았다고 한다.5대 동행은 △자유 없는 번영은 없다: 도전·성취와의 동행 △디딤돌소득이 잠재력을 꽃 피운다: 약자와의 동행 △국민연금 ‘폭탄 돌리기’는 그만: 미래세대와의 동행 △지방의 자율권이 곧 경쟁력이다: 지방과의 동행 △기회의 땅, 트럼프의 미국: 국제 사회와의 동행을 일컫는다.특히 지난 4일 오 시장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포럼에서 처음 제시한 'KoGA(Korea Growth Again, 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 구호의 구체적인 목표, 국내 5% 경상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실현 방침 등이 담길 전망이다. KoG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모토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벤치마킹한 것이다.책에서는 대표적인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의 대담 내용도 찾아볼 수 있을 예정이다. 대담 기록에는 오 시장과 진 교수가 보수와 진보,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갈등, 트럼프발(發) 관세와 북핵 위기 등 올해 국내의 현실을 진단하고 원인과 해결책을 점검한 토론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오유림 기자 our@hankyung
웨딩 시즌이 다가오지만 예비부부들의 고민은 깊다. 치솟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 메이크업)·예식장 비용에 '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이에 셀프 웨딩과 가족 식사 대체가 늘고, 국제결혼과 결혼정보회사(결정사)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효율성과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만든 결혼 시장의 변화, 한경닷컴이 직접 들여다본다."이제 앞자리가 3이잖아요. 조금 늦은 감이 있으세요. 가입한 대학생들도 많은걸요."지난달 김 모 씨가 서울 강남구 한 결혼정보업체를 방문했을 때 들은 말이다. 이 업체는 주말에도 상담을 위한 대기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담 시간은 약 20분 정도지만, 가장 먼저 나온 말은 '나이'였다. 올해, 만 29세(1996년생)인 김 씨는 한국식 나이인 30세로 평가받았다. "만 나이로는 아직 20대인데요?"라고 묻자, 상담사는 고개를 저으며 "결혼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나이 기준으로 본다"고 했다.29세와 30세의 차이가 그렇게 크냐는 질문에 상담사는 "완전히 다르다. 30세와 31세도 마찬가지다. 지금 가진 외모와 나이가 가장 큰 무기다. 이 시기를 놓치면 정말 후회할 수도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백만원에 달하는 가입비도 여성은 34세, 남자는 36세가 넘으면 더 오른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곳을 포함해 방문한 총 3곳의 결혼정보업체 대부분은 김 씨에게 "나이"를 지적하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지금 이 타이밍을 놓치면 힘들어진다"는 말을 반복하며 조급함을 유도하는 식이다. 실제로 여러 업체를 이용해본 경험자들 역시 비슷한 증언을 했다.2년 전 한 결혼 정보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