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만드는 공장 가보니…철통보안 속 정교한 생산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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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상 걸쳐 여러 차례 인쇄…조폐공사, 화폐발주량 감소에 사업 다각화 모색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보안스티커를 부착해 주십시오"
기자들이 지난 18일 찾은 경북 경산시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옛 경산 조폐창)는 정문 입구부터 국가보안시설(가급) 특유의 삼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조폐공사는 5만원권 발행 10주년인 23일을 앞두고 한국은행 출입 기자단에게 생산현장을 공개했다.
기자들은 화폐본부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미리 개인정보제공 확인서를 제출한 뒤 출입 표찰과 휴대전화에 부착할 보안스티커를 교부받았다.
현장에서는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개별적인 사진 촬영이 금지됐다.
철조망이 쳐진 담장을 지나자 1∼2층 높이의 시설들만 듬성듬성 있는 넓은 부지가 펼쳐졌다.
인근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는 한 기자는 "이런 시설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도로에 안내 표지판도 없다 보니 경산 시민들도 존재를 잘 모른다고 한다.
경산에 화폐 제조시설이 들어선 것은 1975년이다.
2007년부터 조폐창에서 화폐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제조시설은 원래 지하에 있었다가 2005년 최신식 생산라인을 신설하면서 지상으로 옮겼다.
시설 안내를 맡은 박상현 인쇄관리과 차장은 "기술력만큼은 세계 어느 조폐기관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문인식기를 거쳐 안으로 들어간 지폐제조 현장은 축구장 크기와 비슷한 규모였다.
삼엄한 보안과 시설규모를 제외하고 보면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 소리와 잉크 냄새는 여느 인쇄소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폐는 한 달 넘게 복잡하고 정교한 공정을 거쳐 탄생한다는 점에서 일반 인쇄물과는 생산과정이 크게 달랐다.
지폐 원료는 목화(면) 섬유다.
지폐를 물에 넣어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이유다.
충남 부여군의 조폐공사 제지본부에서 이곳으로 실려 온다.
5만원권 지폐 28개가 들어가는 커다란 전지는 한 번에 인쇄되지 않고 여러 단계를 거쳐 화폐의 모습을 갖춘다.
지폐의 바탕 그림을 넣는 '평판지문 인쇄' → 금액을 표시하는 '스크린인쇄' → 위조방지를 위한 '홀로그램' 부착 → 오목판에 나머지 그림을 채우는 '요판인쇄'가 차례로 진행된다.
한 단계 인쇄를 마치면 며칠 이상 잉크를 완전히 말리고 나서 다음 인쇄에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인쇄가 잘됐는지 확인하는 전지검사를 거쳐 고유기호와 번호를 넣고 낱장씩 자르면 지폐가 완성된다.
건물 내 온도는 지폐 인쇄에 적합한 영상 23도에서 ±3도 수준에서 유지된다.
습도 역시 55% 수준에서 일정하게 관리된다.
화폐본부 직원들은 지폐를 컴퓨터 화면으로 확대해 보며 인쇄과정에서 혹시 잘못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박 차장은 "한은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며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조폐공사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쇄공정 시설을 지나 지폐를 낱장으로 자른 뒤 공정을 다루는 옆 시설로 이동했다.
통상적으로는 일반인에게 잘 공개하지 않는 지역이라고 한다.
낱장 공정시설에서는 한은에 최종 공급하기에 앞서 5만원권이 1만장 단위로 포장되는 과정을 거친다.
5만원권 1천장(5천만원) 묶음이 10개씩 포장되는 데 기자가 직접 들어보니 꽤 무거웠다.
무게가 약 10㎏가량 된다고 한다.
일련번호별로 작업자가 누구인지까지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추적이 가능하다고 한다.
주화를 만드는 공정은 일련의 라인 생산 방식으로 자동화돼 있었다.
소전(무늬가 새겨지기 전 동전) 투입부터 압인을 거쳐 포장하기까지 3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불량품 검사도 모두 자동화된 정밀 계측기로 이뤄졌다.
안내를 맡은 주화생산관리과 하성희 차장은 "주화생산을 위한 일관 라인 시스템은 조폐공사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된 지폐와 주화는 서울의 한국은행으로 옮겨지고 은행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조폐공사는 화폐를 제조하는 공기업으로 지폐와 주화생산이 주력산업이다.
여권, 주민등록증 등 국가신분증도 주축 사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지불수단 비중에서 신용카드, 모바일 등이 커진 영향으로 한은의 화폐 발주량은 감소하는 상황이다.
2009년 10억장 수준이던 지폐제조량은 지난해 6억장 수준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조폐공사는 기념주화 제작, 위·변조 기술의 민간기업 확대, 해외시장 공략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전통적인 영역 매출 비중이 조금 줄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계속 개척하고 있다"며 "6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고, 지난해엔 1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화폐 품질 측면에서는 어떤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기자들이 지난 18일 찾은 경북 경산시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옛 경산 조폐창)는 정문 입구부터 국가보안시설(가급) 특유의 삼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조폐공사는 5만원권 발행 10주년인 23일을 앞두고 한국은행 출입 기자단에게 생산현장을 공개했다.
기자들은 화폐본부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미리 개인정보제공 확인서를 제출한 뒤 출입 표찰과 휴대전화에 부착할 보안스티커를 교부받았다.
현장에서는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개별적인 사진 촬영이 금지됐다.
철조망이 쳐진 담장을 지나자 1∼2층 높이의 시설들만 듬성듬성 있는 넓은 부지가 펼쳐졌다.
인근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는 한 기자는 "이런 시설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도로에 안내 표지판도 없다 보니 경산 시민들도 존재를 잘 모른다고 한다.
경산에 화폐 제조시설이 들어선 것은 1975년이다.
2007년부터 조폐창에서 화폐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제조시설은 원래 지하에 있었다가 2005년 최신식 생산라인을 신설하면서 지상으로 옮겼다.
시설 안내를 맡은 박상현 인쇄관리과 차장은 "기술력만큼은 세계 어느 조폐기관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문인식기를 거쳐 안으로 들어간 지폐제조 현장은 축구장 크기와 비슷한 규모였다.
삼엄한 보안과 시설규모를 제외하고 보면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 소리와 잉크 냄새는 여느 인쇄소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폐는 한 달 넘게 복잡하고 정교한 공정을 거쳐 탄생한다는 점에서 일반 인쇄물과는 생산과정이 크게 달랐다.
지폐 원료는 목화(면) 섬유다.
지폐를 물에 넣어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이유다.
충남 부여군의 조폐공사 제지본부에서 이곳으로 실려 온다.
5만원권 지폐 28개가 들어가는 커다란 전지는 한 번에 인쇄되지 않고 여러 단계를 거쳐 화폐의 모습을 갖춘다.
지폐의 바탕 그림을 넣는 '평판지문 인쇄' → 금액을 표시하는 '스크린인쇄' → 위조방지를 위한 '홀로그램' 부착 → 오목판에 나머지 그림을 채우는 '요판인쇄'가 차례로 진행된다.
한 단계 인쇄를 마치면 며칠 이상 잉크를 완전히 말리고 나서 다음 인쇄에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인쇄가 잘됐는지 확인하는 전지검사를 거쳐 고유기호와 번호를 넣고 낱장씩 자르면 지폐가 완성된다.
건물 내 온도는 지폐 인쇄에 적합한 영상 23도에서 ±3도 수준에서 유지된다.
습도 역시 55% 수준에서 일정하게 관리된다.
화폐본부 직원들은 지폐를 컴퓨터 화면으로 확대해 보며 인쇄과정에서 혹시 잘못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박 차장은 "한은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며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조폐공사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쇄공정 시설을 지나 지폐를 낱장으로 자른 뒤 공정을 다루는 옆 시설로 이동했다.
통상적으로는 일반인에게 잘 공개하지 않는 지역이라고 한다.
낱장 공정시설에서는 한은에 최종 공급하기에 앞서 5만원권이 1만장 단위로 포장되는 과정을 거친다.
5만원권 1천장(5천만원) 묶음이 10개씩 포장되는 데 기자가 직접 들어보니 꽤 무거웠다.
무게가 약 10㎏가량 된다고 한다.
일련번호별로 작업자가 누구인지까지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추적이 가능하다고 한다.
주화를 만드는 공정은 일련의 라인 생산 방식으로 자동화돼 있었다.
소전(무늬가 새겨지기 전 동전) 투입부터 압인을 거쳐 포장하기까지 3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불량품 검사도 모두 자동화된 정밀 계측기로 이뤄졌다.
안내를 맡은 주화생산관리과 하성희 차장은 "주화생산을 위한 일관 라인 시스템은 조폐공사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된 지폐와 주화는 서울의 한국은행으로 옮겨지고 은행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조폐공사는 화폐를 제조하는 공기업으로 지폐와 주화생산이 주력산업이다.
여권, 주민등록증 등 국가신분증도 주축 사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지불수단 비중에서 신용카드, 모바일 등이 커진 영향으로 한은의 화폐 발주량은 감소하는 상황이다.
2009년 10억장 수준이던 지폐제조량은 지난해 6억장 수준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조폐공사는 기념주화 제작, 위·변조 기술의 민간기업 확대, 해외시장 공략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전통적인 영역 매출 비중이 조금 줄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계속 개척하고 있다"며 "6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고, 지난해엔 1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화폐 품질 측면에서는 어떤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