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워치] 미·중 마찰로 일본기업 80%에 드리운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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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본 주요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여건 악화가 기업들을 움츠러들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사히신문이 올 5월27일~6월7일에 일본 주요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경기가 ‘후퇴’했다거나 ‘제자리걸음(정체)’상태에 있다는 응답을 한 기업이 70%에 육박했습니다. 경기 상황에 대한 부정응답 비율이 지난해 가을 조사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매년 봄·가을에 연 2회 실시되는 조사에서 일본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경기가 ‘후퇴’했다고 판단한 기업 수는 2017년 가을과 지난해 봄·가을 조사에는 단 한개 회사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조사에는 ‘완만하게 후퇴 중’이라는 응답을 한 회사가 1개사 나왔을 뿐입니다. 하지만 올 봄 조사에선 ‘후퇴’라는 응답이 1개사, ‘완만하게 후퇴 중’이라는 응답이 10개사에 달했습니다. 조사대상의 11% 기업이 경기가 ‘후퇴하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과반수 기업은 국내경기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57개사가 경기가 정체상태로 봤는데 지난해 가을 조사에서 32개사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본 것에 비하면 그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반면 ‘경기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응답은 32개사로 지난 가을(65개사)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2017년 가을과 2018년 봄만 해도 경기확대(‘확대’와 ‘완만하게 확대 중’)라는 응답을 한 비율이 90%에 육박했지만 1년여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입니다.
체감경기가 악화된 원인으로 일본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 많이 관찰됐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4개사를 포함해 36개사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사(19개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지금은 영향이 없지만 곧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응답도 45개사에 달했습니다. 조사 대상 기업의 80%이상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에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내수 소비에 중점을 둔 회사 중에선 ‘개인 소비’부진을 지적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실질임금 인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식료품 가격인상,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 등이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중간 패권다툼에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는 모습입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고, 내수기반이 튼튼하다는 평을 받았던 일본 경제도 미·중간 치킨게임의 타격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격동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일 시기라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아사히신문이 올 5월27일~6월7일에 일본 주요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경기가 ‘후퇴’했다거나 ‘제자리걸음(정체)’상태에 있다는 응답을 한 기업이 70%에 육박했습니다. 경기 상황에 대한 부정응답 비율이 지난해 가을 조사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매년 봄·가을에 연 2회 실시되는 조사에서 일본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경기가 ‘후퇴’했다고 판단한 기업 수는 2017년 가을과 지난해 봄·가을 조사에는 단 한개 회사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조사에는 ‘완만하게 후퇴 중’이라는 응답을 한 회사가 1개사 나왔을 뿐입니다. 하지만 올 봄 조사에선 ‘후퇴’라는 응답이 1개사, ‘완만하게 후퇴 중’이라는 응답이 10개사에 달했습니다. 조사대상의 11% 기업이 경기가 ‘후퇴하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과반수 기업은 국내경기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57개사가 경기가 정체상태로 봤는데 지난해 가을 조사에서 32개사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본 것에 비하면 그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반면 ‘경기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응답은 32개사로 지난 가을(65개사)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2017년 가을과 2018년 봄만 해도 경기확대(‘확대’와 ‘완만하게 확대 중’)라는 응답을 한 비율이 90%에 육박했지만 1년여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입니다.
체감경기가 악화된 원인으로 일본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 많이 관찰됐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4개사를 포함해 36개사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사(19개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지금은 영향이 없지만 곧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응답도 45개사에 달했습니다. 조사 대상 기업의 80%이상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에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내수 소비에 중점을 둔 회사 중에선 ‘개인 소비’부진을 지적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실질임금 인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식료품 가격인상,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 등이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중간 패권다툼에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는 모습입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고, 내수기반이 튼튼하다는 평을 받았던 일본 경제도 미·중간 치킨게임의 타격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격동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일 시기라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