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독서’와 ‘어학’입니다. 사회와 원활하게 소통하기 어려운 부대 안에서 여러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길은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12일 경기 포천에 있는 육군 5군단을 방문한 이충희 듀오 대표(64·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듀오는 이탈리아 명품 패션브랜드 에트로를 수입·판매하는 회사다. 육군 5군단은 이 대표가 강연으로 찾은 100번째 부대다. 그는 “2001년 아들이 복무하던 육군 2군사령부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50여 차례 강연을 했다”며 “부산, 삼척, 장성 등 장병들을 만나기 위해 매년 전국을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강연, 기부금 전달, 군부대 가족 초청 오페라 행사 개최 등을 했다. 듀오는 2014년부터 ‘1사1병영 캠페인’을 통해 육군 15보병사단과 자매결연을 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국방부가 함께하는 ‘1사1병영’은 기업과 군부대가 1 대 1 자매결연을 하고 민과 군의 교류를 강화하는 캠페인이다.

이 대표는 “나는 민간인 명예사단장 출신”이라는 첫 마디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육군 발전에 힘쓴 공로로 지난해 15사단 제1호 민간인 명예사단장으로 위촉됐다. 강연 주제는 ‘성공하는 리더의 길’. 이날 강연에는 안준석 군단장(중장) 등 간부 100여 명이 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제가 생각한 성공 리더의 조건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항상 노력하라’ ‘사고하라’ ‘남에게 베풀라’입니다. 무엇보다 리더는 말하는 연습보다 듣는 연습을 먼저 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부대원의 말을 경청하고 겸손하게 배우려는 마음가짐이죠.”

군인을 위한 재테크 조언도 이어졌다. 이 대표의 추천 방법은 ‘카페라테 효과’. 식사 후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목돈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전 재산 8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해외 출장 때마다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가장 싼 숙소에서 잠을 잤다”며 “월급 이외에 목돈을 모으기 어려운 군인들은 커피, 담배 등 작은 소비부터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군단(ROTC) 출신인 이 대표는 독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강연마다 책 50~70여 권을 챙겨 군 간부와 장병들에게 선물한다. 이날 강연은 100번째 부대를 기념해 《넛지》 《인공지능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모든 가능성을 지휘하라》 등 여러 분야의 책 100권을 가져갔다.

“일반 병사는 물론 간부도 언젠가 사회로 나와야 합니다. 부대 안에서 간접적으로 사회 경험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독서밖에 없습니다. 매년 1000권이 넘는 책을 군부대로 보내는 이유죠.”

글=장현주/사진=강은구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