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황교안·나경원 제왕적 지도부, 온통 이미지 정치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장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제왕적 당대표제와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고 밝혔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에 반대해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그는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 한국당엔 소위 ‘투 톱’ 정치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당내에 ‘침묵의 카르텔’만 흐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 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며 “지금 이 정국이 그토록 한가한 상황인지 지도부를 향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장 의원이 지도부에 날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0일 여야 원내대표 3인의 ‘맥주 회동’ 뒤에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며칠 밤을 땅바닥에서 자고, 물리적 충돌까지 연출하며 ‘동물’이 되기도 했다”며 ”이런 극한 상황에서 맥주 들고 건배하는 모습을 본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는 “국회에 돌아가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 조건 없이 등원하는 것이 훨씬 더 깔끔하다”고 했다.

장 의원 발언의 배경엔 당 지도부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국회 공전이 길어질수록 의원들은 안 보이고 지도부만 보일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초조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중진 연석회의 직후 ‘장 의원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말할 게 없다”고 답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