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지급하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5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7% 늘어난 7587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한 4월 이후 한 달 만에 7500억원을 넘어섰다. 고용보험 가입자 급증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수급자들의 실업기간이 길어지는 등 고용시장이 악화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런 내용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월별 실업급여 지급액은 3월부터 석 달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50만3000명으로 작년 동월(44만9000명) 대비 12.1% 증가했다. 신규 신청자는 8만4000명이었다. 작년 동월(7만8000명)에 비해 7.8%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일자리안정자금 등 영세 사업장 고용보험료 지원정책 효과로 피보험자가 크게 늘면서 지급액도 동반 증가했다”며 “피보험자 대비 신규 신청자 비율은 2013년 이후 줄곧 0.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실업급여 지급액이 크게 불어난 원인이다. 고용보험 가입기간과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실업급여 하한액과 상한액은 최저임금에 연동되는데, 올해는 6만120~6만6000원이다. 지난해는 5만4216~6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인당 평균 실업급여 수급액은 150만8000원으로, 작년 동월(135만5000원)보다 11.3% 늘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총 1366만5000명이었다. 전년 동월보다 53만3000명(4.1%) 증가했다. 월별 피보험자 증가 폭으로는 2012년 2월 이후 7년3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고용보험 가입을 주도한 업종은 서비스업으로 50만8000명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보건복지(15만1000명), 숙박음식(7만2000명), 전문과학기술(4만8000명), 교육서비스(4만7000명) 등이 많이 늘었다. 고용부가 매달 발표하는 이 조사 대상에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와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근로자, 공무원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