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제주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전 남편의 성폭행을 막기 위해 흉기로 방어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기 위해서라고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은 경찰조사에서 "수박을 썰다가 전 남편이 덮치려 했는데 미수에 그치자 당일 밤 펜션을 나왔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고씨의 범행을 치밀한 계획 범죄로 보고 그의 진술 또한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수사 상황을 바탕으로 범행동기를 추정하고 있지만, 가정사와 관련된 부분이라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박기남 동부서장은 "동기로 추론하는 부분은 있지만 자세히는 밝힐 수 없고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문제라고만 말씀드리겠다"며 "고씨의 진술이 경찰이 추론하는 범행동기와 부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 남편 살해' 고유정, 범행 전 표백제 구입 /사진=연합뉴스
'전 남편 살해' 고유정, 범행 전 표백제 구입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범행동기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고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고씨는 경찰에 체포된 이후 괴로워하고 잠을 늦게 자긴 하지만 큰 심경 변화는 없어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고씨가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지난달 27일 해당 펜션에서 빠져나왔으며,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오후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피해자 시신을 일부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완도항에 내린 뒤 지난달 29일 경기도 김포에 있는 가족 소유의 아파트에 도착해 이곳에서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고, 같은 달 31일 충북 청주 주거지로 이동했다.
 '고유정 사건' 피해자 시신 수색 중인 경찰 /사진=연합뉴스
'고유정 사건' 피해자 시신 수색 중인 경찰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5일 인천의 한 재활용품업체에서 피해자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일부를 수습했으며, 범행 장소인 펜션에서는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 58수를 찾아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앞으로 남은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고씨의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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