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사태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대만과 중국이 충돌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서인 대륙위원회는 “중국은 6월 4일(톈안먼)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민주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3일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또 “중국 당국이 톈안먼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왔다”며 “중국 당국은 과거 역사에 대해 조속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의 민주화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총통부에서 해외 민주 인사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대만은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의 민주화 시국 사건)과 톈안먼 사건 이후 민주·자유의 길을 걸어갔다”며 “중국 역시 이런 길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톈안먼 사건에 대한 대만의 입장 표명과 반성 요구를 일축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며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건을 ‘1980년대 말의 정치 풍파’라고 칭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