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이 남중국해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무역 부문에 있어선 미국이 싸우려 하거나 입장을 조율하려 한다거나 하는데 대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2일 외신들에 따르면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진행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 및 질의응답을 통해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만약 누구라도 감히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쪼개려 한다면 중국군은 국가의 통일을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양국 간 충돌(conflict) 또는 전쟁이 양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미국은 최근 '항행의 자유'를 명목으로 자국 함정이 대만과 중국 사이의 대만해협에서 오가도록 했다. 중국은 그러나 남중국해에서 배타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반접근지역거부'로 지정했다. 군사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이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여전히 통일해야 할 영토의 일부로 보고 있다.

이날 인민해방군복을 입고 참석한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결의와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며 중국 영토를 방어하는 건 군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어떤 간섭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군은 대만과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역 부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미국이 시작한 무역마찰(무역전쟁)에 대해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문을 열어 둘 것이다"라면서도 "만약 그들이 싸우길 원한다고 해도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장은 "무역전쟁을 통해 미국이 다시 위대해질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화웨이에 대해 첨언하기도 했다. 그는 "화웨이는 민간 기업이지 군사 기업이 아니다. 화웨이 최고경영자가 군에 복무했다는 사실이 그의 회사가 군의 일부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중국은 다른 나라들이 (중국) 민간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려는 것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은 세계의 보스가 될 의도도 힘도 없다"며 "중국과 미국 사이의 대치는 두 국가 국민과 전 세계인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톈안먼(천안문 사태) 시위 30주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시위 진압을 옹호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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