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3일 오후 1시50분

[마켓인사이트] 영업 실적 악화되는 삼화페인트, 신용등급 6년 만에 'BBB+'로 강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삼화페인트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외장이 플라스틱에서 금속으로 바뀌면서 플라스틱 도료 판매 감소추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비 부담도 커졌다. 이 여파로 6년간 유지해온 신용등급이 최근 떨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삼화페인트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최근 한 단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A-’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여 놓고 있어 조만간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신평사 중 한 곳이라도 신용등급을 내리면 채권 등에 붙는 유효 신용도가 떨어져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다.

오랫동안 수익성 악화가 이어진 여파가 컸다. 2015년 317억원이었던 삼화페인트 영업이익은 매년 줄어 지난해엔 7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엔 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력인 도료사업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스마트폰 외장 재질이 플라스틱에서 금속으로 바뀌며 타격을 받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제조 원가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 2015년 297억원이던 삼화페인트 도료 및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64억원까지 줄었다. 올 1분기엔 2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제품 가격을 올려 반전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어서다. 최근 주주 환원 확대로 적잖은 현금이 유출된 것도 재무구조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삼화페인트는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해 2016년(87억원)에 이어 지난해 11월~올 1월에도 120억원어치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런 점들이 작용하면서 재무적 부담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2015년 말 2.4배에서 지난해 말 5.7배로 뛰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제품 구성 다변화, 대체 원료 개발 등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재무적 부담을 줄이는 데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