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마스터플랜' 연내 발표
염천교 수제화거리도 연결
유동인구 늘어 권리금 '껑충'
그는 이날 한국경제신문 기자들과 함께 서울로를 걸으며 ‘2단계 보행 연결길’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현재 1㎞ 남짓인 서울로를 7개 길과 이은 뒤 녹지를 늘리고 골목길을 정비해 총 7.6㎞에 달하는 ‘녹색 보행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민간 사업자와 서울역 상업시설(현 롯데마트 서울역점) 신규 사용자 선정이 끝나면 이들 지역과 서울로를 연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로와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연결도 추진 중이다. “도시재생이라는 큰 틀에서 ‘침술요법’(특정 지역을 개발해 그 주변까지 바꾸는 방식)으로 서울을 야금야금 바꿔나가겠다”는 박 시장의 도시개발론이 서울로 7017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중림·회현 등 7개 골목길 연결
이날 박 시장과 함께 찾은 서울로 7017은 화창한 봄날을 맞아 나들이 온 시민들로 붐볐다. 지나가는 시민과 바쁘게 인사를 나눈 박 시장은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자동차가 지배하던 도로를 사람 중심의 길로 바꾸고 있다”며 “서울로는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바꾼 뉴욕의 ‘하이라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로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곳을 가리지 않고 보행성을 강화하는 사업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대교 남단 노들섬에서 노량진을 잇는 아치교 사이 공간에 보행자 전용 ‘백년다리’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백년다리는 올해 안에 설계를 끝내고 2021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서울로를 모세혈관처럼 7개 연결길로 확장하는 마스터플랜을 연내 공개하겠다”며 “각 골목길을 7명의 건축가가 각각 맡아 통합 재생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보행 연결길 총괄기획을 맡은 유석연 서울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약현성당, 성요셉아파트, 그 앞 카페 등을 모두 묶어 안내판부터 입구, 보도, 녹지, 가게 앞 데크(계단식)까지 통합 개발(토털 디자인)하게 된다.
서울로를 걷던 박 시장은 서울역 북쪽에 있는 북부역세권 개발구역이 눈에 들어오자 “저곳이 서울로와 연결되면 시민 활용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서울로를 오를 수 있게 환승센터와 연결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서울역 서부에 있는 상업시설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변 상권도 활성화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5월 20일 개통 이후 지난달까지 서울로를 찾은 사람은 1670만 명에 달한다. 서울로가 직접 연결되는 만리동의 음식점, 카페 등에 인파가 가장 많아졌다. 만리동광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유즈라멘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서울로를 지나 찾아온다”고 말했다. 만리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로가 생기면서 확실히 유동인구가 늘었다”며 “맛집도 많이 생겨 많게는 8000만원까지 바닥 권리금이 형성됐다”고 했다.
서울로와의 연결통로를 만든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에 입주한 상업시설도 서울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호텔마누 1층과 2층에 자리잡은 서울마루 서울리스타의 이경보 본부장은 “서울로를 걷다가 잠시 해를 피하러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연결통로를 설치한 초창기에 비해 방문객이 두 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2015년 서울시와 연결통로 설치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건설이 무산됐던 메트로타워는 연결통로를 짓기로 최근 결정했다. 염천교 수제화거리를 연결하는 인근 엘리베이터 주위에도 계단길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들은 서울로를 문화공간이나 휴식공간보다는 주변지역을 관람할 수 있는 조망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조망공간으로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박 시장은 “북부역세권 개발부지에 곧 유채꽃이 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이곳 1800㎡ 부지에 유채, 꽃양귀비, 안개초 등을 심었다.
추가영/박진우/민경진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