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상대로 6개월 협상…캐나다·멕시코도 면제될 듯
상무부 "수입차는 산업·혁신 해치는 국가안보 위협" 판정
블룸버그, 8시간뒤 기사 수정 "면제 뉴스에 한국車 주가 올라"
트럼프 車관세결정 연기할듯…"한국은 면제 전망"
미국이 한국을 글로벌 자동차 관세의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은 일본,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삼아 앞으로 6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할 행정 명령안을 입수했다며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도 트럼프 행정부의 징벌적 자동차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 보도 이후 약 8시간 뒤인 한국시간 16일 오후에 송고한 기사에서는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으로 한국은 향후 어떠한 추가 관세에서도 면제될 것이라는 뉴스에 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업체 주가가 올랐다고 수정했다.

애초 기사에서 한국차의 관세가 면제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다뤘던 반면 후속 기사에서는 이 뉴스에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는 식으로 바꿔 미 정부의 관세 면제에 관한 부분을 애매하게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입 자동차와 부품이 국가안보를 해친다며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 부품 수입의 국가안보 위협성을 조사한 보고서를 올해 2월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검토 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18일까지 보고에 대한 동의 여부와 대응 방식을 결정한다.

블룸버그는 입수한 행정 명령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결정을 180일간 연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 일본과 그 기간에 자동차·부품 수입을 제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고율 관세 결정이 오는 11월 14일까지 연기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의회조사처에 따르면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서 무역 조치의 집행이나 폐기뿐만 아니라 협상을 조건으로 한 연기도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일본, EU와 양자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때문에 자동차 고율 관세는 일본과 EU를 상대로 유리한 협상 결과를 끌어낼 미국의 지렛대로 인식돼오기도 했다.

고율 관세 표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고된 한국, 캐나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무역협정 개정을 통해 자동차 교역 문제를 매듭지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미국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마무리했으며 이 협정은 올해 초 발효됐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합의해 의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때문에 통상 안보가 위협받을 때 수입을 긴급히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토대로 자동차 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행정 명령안에서 자국 산업과 신기술 투자를 해친다며 자동차와 그 부품 수입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판정했다.

상무부는 백악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동차 수입 때문에 미국 내 생산이 계속 저해되면서 미국의 혁신 역량이 현재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보유한 기업들의 연구개발 지출이 지체되기 때문에 혁신이 약화하고, 그에 따라 우리 국가안보가 훼손될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 CNBC방송, 블룸버그 등은 백악관이 오는 18일까지 자동차 고율 관세와 관련한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NBC방송은 자동차 관세 결정의 연기에는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를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겠다는 포석이 깔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추가 갈등을 피해야 한다는 관리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고 이번 조치의 이유로 해설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1천917억 달러 규모의 승용차와 경트럭을 수입했으며 이 중 900억 달러 이상이 캐나다와 멕시코산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승용차는 현재 2.5%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으나 미국은 해당 수출국들이 미국 자동차에 대해 무역장벽을 쌓고 있다며 이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