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15일 김성식 의원(재선·서울 관악갑)과 오신환 의원(재선·서울 관악을)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이들은 13일 국회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 내홍을 촉발한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 치러지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당초부터 호남(친손학규)계와 친유승민(바른정당)계의 세(勢)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호남계 지지를 받는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맹목적으로 인맥이나 계파에 얽매여 정치를 해오지 않았다”며 “저의 쓰임은 바른미래당이 화합하는 데 있다”고 했다.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당의 분열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저는 국민의당(바른미래당 전신) 정책위원회 의장과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민생 아젠다를 선도하고, 미래 지향적 정책을 마련한 ‘경제통’”이라며 “장외 투쟁에 몰두하는 자유한국당과는 달리 일하는 국회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친유승민계가 미는 오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바른미래당 변화의 첫 단추는 리더십 쇄신”이라며 “무책임한 지도부 교체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 등 현 지도부 퇴진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두 창당 주역과 힘을 모아 미래를 개척하겠다”며 두 사람을 주축으로 한 새 지도 체제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는 의원은 24명이다. 이 중 친유승민계는 유승민 오신환 권은희 의원을 포함해 9명, 친손학규계도 김성식 의원 등 9명으로, 두 계파가 동수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경선 결과는 두 계파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안철수계 6명의 표심이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들은 지난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유승민계와 함께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어느 한쪽도 안철수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두 후보가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