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 스캔들’에 연루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전 임원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면서 골드만삭스가 법적으로 어느 정도 책임을 지게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페기 쿠오 미 뉴욕 브루클린 지방법원 판사가 이날 자금 세탁 및 뇌물 제공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로저 응 전 골드만삭스 임원을 보석 석방키로 했다고 전했다. 보석금은 20만달러다. 다음 법정 심리는 오는 23일 열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2∼2013년 세 차례에 걸쳐 60억달러(약 6조8400억원)에 달하는 1MDB의 채권발행을 대행하면서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는 통상적인 수수료를 크게 웃도는 6억달러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응 전 골드만삭스 임원은 ‘1MDB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된 2명의 골드만삭스 임원 중 한명이다. 나머지 한명은 팀 라이스터 골드만삭스 동남아시아 사업부 대표로, 현재 같은 혐의로 말레이시아와 미국 양국에서 기소됐다.

골드만삭스는 일관되게 잘못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FT는미국 법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사에서 ‘1MDB 비리 사건’과 관련 모회사인 골드만삭스 차원의 유죄 인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전했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2009년 세운 국영 투자기업이다. 1MDB 핵심 관계자인 말레이시아 금융인이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호텔 상속녀 패리스 힐튼, 모델 미란다 커 등에게 호화 선물을 보낸 사실이 밝혀져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