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틈새시장’으로 여겨지는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을 활성화하려면 가격 체계를 정비하고 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펫보험, 청구 간소화해야 시장 커져"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일 발간한 ‘반려동물보험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펫보험 계약건수는 2638건으로 국내 등록 동물 수 117만 마리의 0.22%에 불과했다.

펫보험은 반려동물의 수술비나 치료비를 지원하는 손해보험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펫보험 시장(연간 보험료 기준)은 9억8000만원으로 같은해 일본(4671억원)의 0.2% 규모다. 일본의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6%다.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8%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도 이 기간 각각 19.8%, 15.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펫보험이 활성화한 스웨덴은 가입률이 40%에 달했다. 시장 규모는 32억크로나(약 4000억원)였다.

보고서는 국내 펫보험의 문제점으로 동물병원의 표준 진료 체계가 없다는 것과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제도를 꼽았다. 동물병원별로 진료 항목과 가격이 제각각이라 과잉진료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펫보험은 반려동물 주인이 진료 후에 진료비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불편함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등록 제도가 미비한 점도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막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험사는 진료받은 동물이 보험에 가입된 동물(피보험 대상)인지 식별할 수 없고, 주인이 동물 나이를 속여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업계에선 국내 반려동물 개체 수를 약 800만 마리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수가체계를 정비하고, 보험금 청구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