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오신환 의원의 강제 사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오신환 의원의 강제 사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안철수계+유승민계'로 쪼개졌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신속지정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강제 사임시켰다. 이에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과 안철수계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활동 의원 24명 가운데 13명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는 현 지도부 퇴진을 위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현직 원외위원장 49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명을 다한 지도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당후사의 방법은 총사퇴뿐"이라며 "당을 안정시키고 연착륙시키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가 소집 요구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당의 분열을 가속화한 현 지도부의 사퇴를 함께 촉구할 계획이다. 김관영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안건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다.

안철수계의 이탈이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오신환 의원 강제 사임에 반발해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권은희 의원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이 ‘손학규 퇴진’을 요구했을 때도 현 지도체제 유지에 힘을 보탰지만 강제 사임을 계기로 입장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중 한 명인 김수민 원내대변인 역시 지도부 사퇴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져 당 최고위원회가 '붕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손 대표가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의결정족수(9분의 5)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유승민계 의원들이 소집을 요구한 의원총회는 오늘 중으로 열릴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입장문을 내고 "사보임된 두 분이 느꼈을 실망감을 생각하면 더욱 송구한 마음이다. 저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김 원내대표를 겨냥해 "정치인이 되기 전에 사람이 돼라.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동료 의원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을 저버린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그리고 민주당 간에 야합이 있지 않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절차 진행이었다. 저희가 원내대표를 잘못 뽑았다"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