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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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여야 4당 합의안에 반대 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오 의원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24일 오신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분열을 막고 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지난 23일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자는 여야 4당 합의문 추인을 놓고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였다"면서 "표결까지 가는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대신 합의안을 추인하자는 당의 입장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12대 11이란 표결 결과가 말해주듯 합의안 추인 의견은 온전한 '당의 입장'이라기보다 '절반의 입장'이 됐다"면서 "그 결과 바른미래당은 또다시 혼돈과 분열의 위기 앞에 서게 됐다"고 했다.

오 의원은 "저는 누구보다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바랬지만,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왔던 국회 관행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여야 할만큼 현재의 반쪽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치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검찰개혁안의 성안을 위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사개특위 간사로서 최선을 다해왔다"며 "누더기 공수처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제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반대 의사를 강조했다.

패스트트랙은 '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법이 통과되려면 국회의원 법안 발의-그 법안에 해당하는 분야를 담당하는 국회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법사위에서 최종심사-국회 본회의 상정-찬반 투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보통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오랫동안 계류되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패스트 트랙은 무기명 투표를 거쳐 해당 상임위원회 전체 위원의 60%, 또는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60%(180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다. 최근 유치원 3법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상임위 위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 안건은 소관위원회 위원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지정이 가능하다. 사개특위 위원 수는 1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위원 8명, 민주평화당 위원 1명 등 9명은 찬성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2명 이상의 찬성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당 위원 7명 전원이 반대하고, 이에 더해 바른미래당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 중 1명이라도 반대 표를 던지면 패스트트랙 지정은 불발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