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다음달 3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사 중에서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22일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던 8개 국가에 대한 한시적 유예를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예외 조치를 받았던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일본 이탈리아 터키 대만 그리스 등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한국 시간으로 이날 저녁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5일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를 발표하면서 석유의 원활한 공급 보장 등을 이유로 8개국에 한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다. 한시적 예외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지속해서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6개월(180일)간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감축 상황 등을 판단해 180일마다 갱신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를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인 것이다.

중국과 인도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한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나머지 국가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로'로 줄인 상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부족 우려에 국제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하며 지난해 11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한때 72.93달러를 기록하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72.9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는 국내 정유사에게는 비용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란 분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정유사의 원유 도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성분 함량이 다른 원유의 수입을 늘려야해 약간의 설비 조정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는 SK이노베이션"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산유국들과의 원유공급 계획을 같이 발표할 예정이라, 시장 혼란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