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의 최대 장점은 수백만원에 호가하는 기기를 월 2만~10만원만 내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남는 장사다. 그러나 곧 의문이 생긴다. “렌털은 어차피 ‘비싼 할부’가 아닐까?” 렌털과 일시불 구매 중 어떤 선택이 소비자에게 더 이득일까.

렌털 vs 일시불 구매, 뭐가 이득일까?
정답은 ‘렌털 상품과 렌털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제일 좋은 건 어떤 제품을 선택하든 일시불 가격과 대여 기간의 총 렌털료, 렌털 시 받는 각종 부가 서비스를 꼼꼼하게 비교해보는 것이다. 렌털료에는 서비스 이용을 위한 가입비, 기기 부품 교체 비용, 서비스 기사 방문 비용 등이 포함돼 일시불보다 더 비쌀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많다.

각종 판촉 행사와 카드사 제휴 마케팅에도 비용적 측면의 렌털 혜택이 숨어 있다. 최근 렌털 고객의 90% 이상은 제휴카드 혜택을 통해 렌털 계약을 맺고 있다. 새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월 30만원 이상 사용하면 월 렌털료를 1만~1만3000원씩 깎아주는 식이다.

예컨대 LG전자 공기청정기(19평형)의 총 렌털료는 일시불보다 싸다. 이 제품의 일시불 정가는 127만5000원. 일반 매장에서 구매하면 보통 10% 캐시백 혜택과 함께 필터 1개(6만9000원)를 서비스로 준다. 최종 일시불 구매가는 107만8500원인 셈이다. 렌털료는 어떨까. 5년짜리 계약을 한다고 가정하면 월 렌털료는 3만9000원이다. 여기에 상시로 진행되는 6개월 렌털료 무료(21만5400원) 혜택과 제휴 카드 결제 시 할인(월 사용료를 1만3000원씩 할인해 총 70만2000원), 필터 5년간 무상 교체(34만5000원) 혜택 등을 더하면 5년간 부담해야 하는 렌털료는 89만1600원으로 줄어든다.

현대렌탈의 ‘큐밍S 냉온정수기’도 일시불 구매보다 렌털가가 더 싸다. 제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월 사용료를 1만3000원씩 할인받으면 월 사용료는 6900원(60개월 기준)으로 떨어진다. 총 렌털료는 41만1400원이지만 일시불 구매가는 58만2000원으로 17만600원 더 비싸다.

물론 렌털 가격이 일시불 가격보다 더 비싼 경우도 많다. 바디프랜드의 ‘파라오2브레인’을 일시불로 구매하면 570만원. 제휴카드 할인가를 적용한 총 렌털료(월 11만6500~11만9500원·39개월)는 571만3500~583만500원이었다. 안마의자처럼 교체할 부품이나 주기적 서비스가 없는데도 렌털가가 일시불보다 비싸다면 재고해봐야 한다.

교원웰스의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우드브라운)’ 렌털 제품도 제휴카드 할인가를 적용한 총 렌털료(160만8000원)가 인터넷 최저가(141만4510원)보다 더 비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