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16일 오후 3시45분

[마켓인사이트] 10兆 매물 넥슨, 내달 15일 본입찰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거래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새 주인이 상반기에 가려진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넥슨 지주회사 NXC의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과 UBS, 모건스탠리는 넥슨 본입찰을 다음달 15일로 확정했다.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절차를 감안하면 상반기 중 넥슨의 새 주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넥슨 인수전에는 국내 기업인 카카오,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이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올라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2위 게임업체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워낙 덩치가 큰 매물이기 때문에 대부분 PEF 운용사는 카카오 등 인수후보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입찰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사인 텐센트의 향후 행보도 변수다.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지난해에만 1조6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NXC의 캐시카우(주요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게임 이용자의 90%가 중국인이다. 대부분 인수후보가 텐센트와 손을 잡기를 희망하지만 텐센트는 아직 상대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매각주관사단은 일본 금융청(FSA)으로부터 인수후보가 NXC 경영권을 사들인 뒤 일본 현지 자회사인 일본 넥슨의 나머지 지분은 의무공개매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에선 30% 이상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를 경우 기존 대주주 외 나머지 소수주주에게도 동일한 매각 기회를 줘야 하는 의무공개매수 조항이 있다. 일본 넥슨에 대한 의무공개매수가 인수자의 선택 사항이 되면서 매각 방식도 김정주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NXC 보유지분 전량(98.64%)으로 확정됐다.

의무공개매수 비용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으로 부풀었던 예상 인수가격은 10조원대로 줄어들게 됐다.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일본 넥슨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조5124억엔(약 15조3500억원)이다. NXC가 보유한 지분(47.98%) 가치 7조5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가격이 결정된다.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9조272억원)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7조2000억원) 기록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정영효/김채연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