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의 봄 정기세일에서 해외 명품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롯데백화점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봄 세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4%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해외 명품 매출은 28.2%나 급증했다. 프리미엄 가전제품 매출도 공기청정기 구매 수요가 늘면서 17.7% 늘어났다. 반면 꽃샘추위 영향으로 봄·여름 상품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아 여성 패션 매출은 3.7%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고가 휴대폰에 대한 관심도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였다. 롯데백화점은 갤럭시 S10을 정상가 대비 6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쿠폰 제공 행사에 지난달 29일부터 4일간 평소에 비해 50%나 많은 소비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현대백화점이 같은 기간 진행한 봄 세일에서도 명품과 가전 상품이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세일 기간과 비교한 부문별 매출 증가율은 가전이 45%로 가장 높았다. 해외 명품 매출도 29.8%나 늘었다. 골프용품(15.5%)과 수입의류(12.5%)가 뒤를 이었다. 이에 힘입어 현대백화점의 봄 세일 전체 매출은 4.1% 늘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사와 결혼 등으로 가전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명품을 비롯한 해외 패션 브랜드도 세일 기간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봄 세일을 한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증가율이 7.1%로 가장 높았다. 역시 해외명품 매출 증가율이 25%로 가장 높았고, 가전이 6.8%로 뒤를 이었다.백화점 매출의 ‘효자’로 꼽혀온 패션 분야 성과는 부진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여성 패션 매출 증가율은 1.0%에 그쳤다. 3월 말부터 4월까지 꽃샘추위가 예년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패션 상품의 신장률이 둔화됐다.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 좋은 상품과 비싼 제품에 수요가 몰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백화점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신세계백화점이 오는 12일부터 1열흘동안 '2019 신세계 멘즈위크'을 통해 남성 패션 의류, 남성 그루밍 케어제품을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해마다 남성들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신세계 멘즈위크가 이처럼 케어제품을 앞세운 이유는 관리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매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남성 소비자들의 경우 의류는 물론 구두, 기초 화장품, 파운데이션, 두피 에센스, 면도기까지 관심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이 남성 소비자의 3~4월 패션 부분 매출 비중을 살펴본 결과 2015년 처음으로 30%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0%에 육박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성 그루밍 상품의 매출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신세계 몰에서 남성 전용 스킨/로션, 포마드, 향수 등 남성 그루밍 관련 상품을 분석한 결과 2017년에는 전년 대비 37%, 지난해는 2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좋은 상품을 잘 관리하는 것에 대한 남성소비자의 관심도 수치로 드러났다. 신세계백화점 남성 전문관 내 슈케어(Shoe Care) 브랜드 '리슈(RESH)'가 대표적인 사례다.'리페어 슈즈(Repair Shoes)'의 약자인 리슈는 남성 구두 전용 솔과 가죽 크림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며 구두 전용 스파(Spa)의 개념인 '슈 케어(Shoe Care)'까지 원 스톱으로 제공한다. 그 결과 지난해 12.4%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멘즈위크 행사에서 처음으로 '가꾸는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화장품부터 구두 관리 용품까지 '남성 케어' 관련 상품을 온·오프라인에 전진 배치했다.박순민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여성 못지 않은 패션 감각과 자신을 가꾸는 것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성 소비자들에게 최신 트렌디를 제안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럭셔리하게 내부를 장식한 매장은 고가 명품 브랜드들의 정체성을 알리는 상징 중 하나다. 2~3년 전만 해도 명품 업체들이 이런 매장을 놔두고 로비나 거리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명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자 명품 브랜드들도 기존의 틀을 깨고 백화점 로비 등에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를 여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3월 강남점에서 운영을 시작한 명품 브랜드 팝업 공간인 ‘더 스테이지’(사진)의 입점 일정이 6월까지 마감됐다고 2일 밝혔다. 매장 운영을 희망하는 업체 문의가 많아 7월 이후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더 스테이지에는 그동안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디올, 페라가모, 보테가베네타, 로저비비에, 시그니처 키친스위트 등 지난해에만 10여 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다음달 5~14일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발렌티노가 국내 단독 팝업 매장을 열고 ‘V’로고를 내세운 신상품을 판매한다. 더 스테이지는 신세계 강남점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1층 중앙 광장에 있다.업계에서는 명품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업체들도 기존의 ‘신비주의’ 정책을 버리고 변화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점은 명품 매장이 많이 입점해 럭셔리한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신상품의 출시 반응과 소비 트렌드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팝업 매장은 형식이 자유로워 차별화된 상품과 스토리를 전하려는 명품 브랜드들의 관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매출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백화점들 역시 명품 팝업 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명품 팝업 매장을 열고 디올 베르사체 보테가베네타 몽블랑 샤넬 불가리 등 10여 개 브랜드와 행사를 했다. 현대백화점도 다음달 무역센터점 1층에 토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팝업 매장을 둘러본 소비자들의 연계 구매가 늘어날 뿐 아니라 백화점 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