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후쿠시마현 오쿠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9월 이후 약 5년 반 만에 이곳을 찾아 폐로 작업의 진척 상황 등을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 담당상의 ‘부흥보다 정치’라는 실언으로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15일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 해제를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이 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왕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회담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둘러싸고 중국이 계속하고 있는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해제할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를 비롯해 미야기(宮城), 니가타(新潟) 등 원전 주변 10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과 사료 수입을 금지해 왔다. 작년 11월 니가타현에서 생산된 쌀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했다.고노 외무상이 이런 요구를 한 것은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판정에서 한국에 역전패당한 것의 영향이 중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회담에서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확인했다며 이 회의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회담에서 양측이 폭넓은 분야에서 외교당국 간 대화를 진행하고 국제적인 과제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일 외교 수장이 회담을 연 것은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5년 반만에 후쿠시마 제1원전을 찾았다. 방호복이 아닌 양복 차림으로 방문한 점이 주목받았다. 한·일간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에서 역전패 당한 이후 이 지역의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15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013년 9월 이후 약 5년 반만에 양복 차림에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동일본 대진, 원전 사고의 심장부를 찾았다.지난 10일 일본에선 사쿠라다 요시타카 일본 올림픽 담당 장관이 '부흥(동일본 복구)보다 정치'라는 발언으로 경질됐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보다 자민당 소속 다카하시 히나코 중의원 후원 모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이어 11일에는 세계무역기구(WTO)가 한·일간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에서 한국의 손을 들었다. 아베 정권의 오판으로 WTO상소심에서 패소,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막았다는 비판 여론이 지방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었다.잇단 악재 수습을 위해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폐로 현장을 찾은 것이다.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방문을 통해 방사능 영향이 저감하고 있는 상황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사능 영향 변화나 아베 총리가 과거 방문한 장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하기에 앞서 인근 오쿠마마치 주민들을 만나 "해외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수입제한의 완화를 요청해 왔다"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한 '풍평피해'(風評被害·소문으로 인한 피해)가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쌀로 만든 주먹밥도 먹었다고 전했다. 또 원전 시찰 후엔 기자들을 만나 "정부가 하나가 되어 후쿠시카 동북지역의 부흥(피해복구)을 이루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료 전원이 부흥 장관이라는 아베 정권의 기본 방침을 모두 다시 가슴에 새기면서 최선을 다할 결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아울러 내년 3월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시작점인 후쿠시마현 나라하미치에 직접 참석하겠다며 1년 뒤 재방문도 약속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하지 않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교도통신, 산케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14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냉각된 한·일 관계가 영향을 미친 탓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총리관저의 한 소식통은 “문 대통령에게 냉각된 한·일 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느껴지지 않아 건설적인 대화가 기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산케이신문은 “한·일 관계가 과거 최악의 수준으로 얼어붙는데도 문 대통령은 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을 해도 얻을 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들과는 개별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한·일 간 상호 불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일각에서는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기점으로 일본이 한국과의 공조 없이 북핵 문제를 푸는 새로운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쿠시마현 인근 지역 수산물 수입 금지 지속 등 한·일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인 상황이지만 일본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 따른 안보 위협, 납치 피해자 문제 등이 산적해 있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임락근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