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크로스를 인수하기로 한 건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뉴미디어 광고가 미래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3G에서 4G로 될 때 광고 시장의 중심이 신문·TV 광고에서 인터넷·모바일로 넘어간 것처럼 5G 시대에도 한 차례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변화의 시점에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인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독] SKT "5G 시대, 뉴미디어 광고로 수익원 창출"
광고업계는 5G 환경에서 초고화질 동영상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콘텐츠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VR과 AR을 이용한 콘텐츠는 미디어, 게임, 쇼핑,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분야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디지털 광고 대행사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KT는 일찌감치 디지털 미디어 대행사 1위 업체 나스미디어를 2008년 인수했다. 2016년에는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검색광고 대행사 엔서치마케팅도 추가로 사들였다. KT는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실시간 홀로그램 광고 등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차세대 매체를 발굴한다는 전략을 착착 실행에 옮기고 있다. SK텔레콤도 이 같은 KT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미디어 대행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관련 매물을 물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설립된 인크로스는 2013년 실시간광고입찰(RTB·real time bidding) 기반의 광고 네트워크 플랫폼 ‘다윈(Dawin)’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2015년 재무적투자자(FI)인 스톤브릿지캐피탈에 매각됐다가 2017년 말 NHN을 새 주인으로 맞아들였다. 2016년 10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초 SK그룹 내 광고 사업 계열사를 통합해 만든 회사여서 인수 후 통합작업(PMI)도 수월할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년간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회사인 헬로네이처, SM계열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 LDC, 스위스의 양자 컴퓨팅 기업 ID 퀀티크, 음원서비스 업체 그루버스 등을 인수했지만 디지털 미디어 계열 회사를 인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비어 있던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그룹장에 예희강 전 제일기획 수석국장을 영입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으로부터 국내 2위 보안서비스업체 ADT캡스를 사들인 데 이어 디지털미디어 대행사까지 인수함에 따라 KT와 5G 시대에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