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AfD, 6일 선거출정식…伊 '동맹', 8일 극우연대 국제회의
'反난민'외 재정·기후 등 주요정책 입장차가 선거연대 장애물


오는 5월 23~26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반(反)이민'과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유럽연합(EU) 내 극우 성향의 정당들도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EU 내에서 극우 정당들은 주류 정치권에 편입하지 못한 채 '주변 세력'으로 머물러 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유럽으로 난민이 몰려들기 시작한 이후 EU 각 회원국 선거에선 극우 정치세력이 돌풍을 일으키며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극우 정당, 유럽의회선거서 '돌풍' 이어갈까…선거운동 본격화
지난 2017년 3월 네덜란드 총선에선 자유당(PVV)이 제2당으로 올라섰고, 그해 5월 프랑스 대선에선 국민전선(현재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후보가 처음으로 결선투표까지 진출했다.

또 그해 9월 독일 총선에선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3당으로 도약하며 약 70여년 만에 원내에 진출했고, 10월 오스트리아 총선에선 자유당이 연정에 참여하며 집권세력으로 등장했다.

이어 작년 6월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마테오 살비니 대표가 이끄는 '동맹'이 연정을 통해 정권을 잡았고, 작년 9월 스웨덴 총선에서도 '스웨덴민주당'(SD)이 제3당으로 처음 원내에 진출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이처럼 극우 정당들이 유럽 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하면서 지난 2015년 '난민 쓰나미' 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들의 성적표가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일부에선 유럽 정치의 아웃사이더였던 극우 정당들이 이번 선거에선 20%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며 기성정치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하고 있다.

특히 각국의 극우 정치세력들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다른 회원국의 극우 정당들과 연대를 모색하고 나서 주목된다.
극우 정당, 유럽의회선거서 '돌풍' 이어갈까…선거운동 본격화
EU 극우 정당 가운데 '키(KEY) 플레이어'는 독일의 AfD와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이탈리아의 '동맹' 등이 꼽힌다.

유럽의회 선거를 50일도 채 남겨놓지 않으면서 이들 극우 정당들도 본격적으로 선거채비에 들어갔다.

독일의 AfD는 6일 오펜베르크에서 선거 공약과 선거전략 등 선거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유럽의회선거 출정식을 가졌다.

이탈리아 '동맹'은 오는 8일 밀라노에서 유럽 내 20개 극우 정당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럽의회 선거연대를 모색하는 행사를 갖는다.

살비니 부총리는 '상식이 통하는 유럽을 향해'라고 이름을 붙인 이날 회의의 주재자로 나서 EU 극우 정당들이 공통으로 내세울 선거 공약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정당, 유럽의회선거서 '돌풍' 이어갈까…선거운동 본격화
앞서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5월 파리에서 프랑스 RN의 르펜 대표를 만났으며 두 사람은 유럽의회선거 직전인 내달에 다시 회동하기로 합의하며 극우세력의 선거연대를 위한 레일을 놓았다.

여기에다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선거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유럽 극우세력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유럽에서 극우 정당들이 지속해서 세력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이들은 각각 나누어져 있고, '반(反)난민' 이외 주요 이슈에 대해선 입장차가 적지 않다는 게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프랑스의 RN과 이탈리아의 동맹, 오스트리아 자유당 등은 '국가와 자유의 유럽(ENF) 그룹에 속해 있고 스웨덴의 스웨덴민주당 등은 '자유와 직접민주주의'(EFDD) 그룹에, 다른 일부 정당은 '유럽 보수 개혁 그룹'(ECR)에 각각 속해 있다.

이에 따라 당장 3개 그룹에 속한 극우 정당 간 연대가 우선하여 넘어야 할 장애물로 꼽힌다.

또 반(反)난민과 반(反)EU라는 주요 이슈에 대해선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재정문제나 기후정책 등 나머지 이슈에선 온도 차가 적지 않아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게 연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극우 정당, 유럽의회선거서 '돌풍' 이어갈까…선거운동 본격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