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중앙대 교수(사단법인 한국창업교육협의회장)
김진수 중앙대 교수(사단법인 한국창업교육협의회장)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현상의 뉴노멀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벤처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른 지원 또한 아끼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교육의 현장인 대학에서도 창업 관련 성과가 뚜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창업 강좌수는1만1828개로 2015년의 4262개에서 27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창업기업수는 861개에서 1503개로 74.6% 늘었고 창업동아리 수도 4380개에서 5596개로 128% 증가했다.

이처럼 양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업의 질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창업교육 이수자 중 실전창업에 도전하는 비율이 높지 않아서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대학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창업생존율, 고객과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창업아이템 개발,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창업자들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창업의 양적 성장은 이뤄진 반면, 질적 성장이 부족한 이유는 뭘까?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선진국 수준의 양질의 실전창업교육시스템 부족이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미국, 핀란드, 이스라엘, 등 창업 강국은 체계적이고 양질의 실전창업교육들이 있다. 이를 통해 예비창업자들의 창업마인드, 지식, 스킬을 함양시켜 창업성공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이론 중심의 단순 지식전달보다는 실전 체험형의 액션러닝 교육방식, 프로젝트 중심의 플립드 러닝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실전 창업역량을 효과적으로 함양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경우 2016년 기준 이론형 강좌대비 실전형 강좌의 비율이 전체에서 79%를 차지하고 있다. 실전형 강좌비율은 21%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해결방법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제는 창업마인드 향상이나 창업지식을 전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실전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실전창업교육 컨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 창업교육전문가 육성이 중요한 '열쇠(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의 창업학 분야 상위대학들의 경우, 창업학교수중 창업경험자 비율이 약 78%에 달한다. 창업학 석·박사 학위자들이 창업교육을 전문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많은 대학들은 산학협력중점교수 형태로 기업체 경험이 최소 10년 이상이 되는 전문가들을 영입해 산학협력과 창업교육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실제 창업경험이 있거나 창업학관련 석·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양질의 실전창업교육 제공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전공별로 창업과목이 급격히 증가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본인 전공 외에도 창업과목을 담당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른바 비자발적 창업교육 담당 교수들도 많은 이유다.

이제 부터라도 창업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선의 많은 창업교육 전문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실전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연수기회를 확대해 액션러닝 실전창업교육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사)한국창업교육협의회에서 청년, 일반창업자들에게 실전창업역량을 함양시킬 수 있는 ‘창업교육지도사’ 자격증 프로그램과 청소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지도할 수 있는 ‘청소년 기업가정신교육지도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실전창업교육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다행이다.

창업학분야 석학인 미국의 로이드 쉐프세키 교수는 "창업자는 태어나기 보다는 만들어진다(Entrepreneurs are made not born)"라며 창업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성공한 창업가 육성은 결국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실전창업교육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효과적인 창업교육은 우수한 창업교육전문가로부터 시작된다. 이를 감안할 때 더 늦기 전에 실전창업교육 전문가 육성에 힘을 쏟을 때다.

/ 김진수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경영학부 교수(사단법인 한국창업교육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