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들의 입학을 환영하는 입학식을 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추위가 한풀 꺾인 캠퍼스에는 연둣빛 젊음이 흠씬 묻어난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봄을 맞는 교정을 볼 때마다 늘 처음처럼 새롭고, 설레며, 긴장된다. ‘지금까지 이런 신입생은 없었다’ ‘간호학과, 처음이지?’ 교정에 걸린 선배들의 격려 플래카드가 정겹다. 필자는 입학식 축사에서 “맨발로 걷기만 해도 멋진 청춘이니,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는 청춘이 돼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새내기들이 경쟁과 성공이란 말보다 행복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학들은 해마다 어떤 인상으로 신입생과 만날까를 고민한다. 솔로몬 아시의 ‘초두 효과’ 때문이다. 4초 만에 결정된다는 첫인상을 염두에 두고 올해는 토크쇼 형식의 오리엔테이션과 찾아가는 희망 간담회를 개최해 보았다. “개그콘서트에 온 것 같아요” “마! 이게 바로 재능대 클라스 아이가”가 실시간으로 트윗되었다. 반응이 뜨거웠다. 요즈음 세대를 Z세대라 한다. 태생적으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지만, 온라인보다 직접적인 경험을 더 선호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 어떤 정체성을 지닌 세대라도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진정성이고 소통 방식이다.

교수들도 해마다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만족스러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입시 위주의 이기기 위한 경쟁교육에 더 익숙한 학생들이다. 이들을 남을 먼저 배려하고 원활하게 소통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고민한다. 실제 입학 혹은 졸업 이후 학생들이 “사람이 되었더라”는 평가를 받을 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인성과 태도가 잘 빚어졌다는, 기본이 탄탄하다는 칭찬이기 때문이다.

평범하지만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소통방식이 있다. ‘먼저 인사하기’다. 인사의 의미는 타인에게 좋은 기운을 줘 최상의 상태가 되도록 해주는 데 있다. 먼저 호감을 표시함으로써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호감은 더 큰 호감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인사는 공경의 뜻을 표출하는 것이지만, 자신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인사는 화수분이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두둑한 현금카드를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인사는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익숙하든 낯설든 그 누구를 보더라도 반갑게 인사부터 하자. ‘된 사람’의 시작을 만드는 일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이자 만사형통(萬事亨通)의 핵심이다. 인사는 진정성을 실어 나르는 급행열차다. 새내기들로 즐거운 소란이 한창인 캠퍼스, 웃으며 따뜻한 봄을 맞으련다.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