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4·사진)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2002년 9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약 17년 만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 재체결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박 회장은 28일 퇴진 발표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외부감사인(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민 끝에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아서 산업은행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한다.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의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보형/강경민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