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의 분노 "유약한 파월이 가장 큰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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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파 미 중앙은행(Fed)에서 기인한 증가하는 투자 위험’ (Rising Risk For Investors from Dovish Fed)
모건스탠리는 25일 자사 홈페이지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변덕이 지난해 말 증시를 폭락시켰고, 지난 3월 FOMC에선 예상 밖으로 '슈퍼 비둘기'로 변신한 탓에 지금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파월의 2번의 변신은 모두 시장에 해로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에 파월 의장에 대한 원망, 비난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 증시 폭락, 최근 채권시장 급등 사태 등이 모두 파월의 유약함 때문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파월은 지난해 10월 3일“정책금리가 중립금리에서 멀리 떨어져있다(a long way)”고 밝혀 이후 연말까지 20% 폭락세를 초래했습니다. 또 12월 FOMC가 끝난 뒤엔 자산 축소 프로그램에 대해 '오토파일럿'(자동으로 진행된다는 뜻)이라고 말해 시장을 경악시켰습니다.
이후 깊은 반성을 한 탓인지, 파월은 올 초 완벽한 변심을 합니다.
지난 1월4일 미국경제학회에서 "경기 상황 전개에 따라 금리 인상에 참을성을 보이겠다" "자산 축소도 문제가 된다면 변경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겁니다. 그리고 이를 지난 1월 FOMC에서 공식화했습니다.
증시는 최근까지 파월의 변심을 환영하면서 연일 상승해 작년 말 하락폭을 전부 만회했습니다.
'업'된 탓인지 파월은 지난 20일 3월 FOMC가 끝난 뒤 예상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줍니다.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예고하고, 자산 축소 프로그램도 오는 9월 말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른바 '슈퍼 비둘기' 선언입니다.
문제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는 "Fed는 이런 완화적 정책이 시장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현 상황을 보면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며칠간 채권 시장에선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도 급락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자들이 파월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 겁니다.
"파월은 시장이 흔들리니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흔드니까 금새 바뀌는구나. 생각보다 줏대가 없다. 조금 더 경기가 둔화된다면 금리를 쉽게 내릴 수도 있겠구나."
게다가 지난 20일 파월 의장은 Fed의 금리 동결 이유로 유럽, 중국의 경기 둔화를 지목했습니다. Fed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의 경기 침체까지 고려한다면 금리를 내려야 할 가능성은 훨씬 높겠지요.
이런 투자자들의 생각은 뉴욕 채권시장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참을성'을 갖기로 한 만큼 향후 3개월간은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러니 3개월물 금리는 2.47%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 반영되면서 1~10년물은 모두 그 아래로 급락했습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높아진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뉴욕 증시 등 세계 증시는 며칠간 요동쳤습니다.
파월 비난에 앞장선 곳들을 보면 "Fed가 올해 금리를 여러 차례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던 이들이 다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2일 3개월물-10년물 금리 역전이 증시 급락세로 이어지자 투자자 메모를 내고 "심각한 과잉반응이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성장 궤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윗 글에서 "이쯤에서 명확한 건 Fed가 인플레이션을 좀 더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인플레가 오르면 Fed는 금리를 올려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2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한 채권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월가 금융사들의 의견은 참고만 해라. 그건 그들이 지금 어떤 포지션이 갖고 있는 건지 알려주는 정도로만 보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보니 골드만삭스는 작년 11월까지도 2019년 금리가 4번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또 모건스탠리는 2번 인상을 예측해왔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모건스탠리는 25일 자사 홈페이지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변덕이 지난해 말 증시를 폭락시켰고, 지난 3월 FOMC에선 예상 밖으로 '슈퍼 비둘기'로 변신한 탓에 지금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파월의 2번의 변신은 모두 시장에 해로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에 파월 의장에 대한 원망, 비난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 증시 폭락, 최근 채권시장 급등 사태 등이 모두 파월의 유약함 때문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파월은 지난해 10월 3일“정책금리가 중립금리에서 멀리 떨어져있다(a long way)”고 밝혀 이후 연말까지 20% 폭락세를 초래했습니다. 또 12월 FOMC가 끝난 뒤엔 자산 축소 프로그램에 대해 '오토파일럿'(자동으로 진행된다는 뜻)이라고 말해 시장을 경악시켰습니다.
이후 깊은 반성을 한 탓인지, 파월은 올 초 완벽한 변심을 합니다.
지난 1월4일 미국경제학회에서 "경기 상황 전개에 따라 금리 인상에 참을성을 보이겠다" "자산 축소도 문제가 된다면 변경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겁니다. 그리고 이를 지난 1월 FOMC에서 공식화했습니다.
증시는 최근까지 파월의 변심을 환영하면서 연일 상승해 작년 말 하락폭을 전부 만회했습니다.
'업'된 탓인지 파월은 지난 20일 3월 FOMC가 끝난 뒤 예상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줍니다.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예고하고, 자산 축소 프로그램도 오는 9월 말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른바 '슈퍼 비둘기' 선언입니다.
문제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는 "Fed는 이런 완화적 정책이 시장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현 상황을 보면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며칠간 채권 시장에선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도 급락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자들이 파월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 겁니다.
"파월은 시장이 흔들리니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흔드니까 금새 바뀌는구나. 생각보다 줏대가 없다. 조금 더 경기가 둔화된다면 금리를 쉽게 내릴 수도 있겠구나."
게다가 지난 20일 파월 의장은 Fed의 금리 동결 이유로 유럽, 중국의 경기 둔화를 지목했습니다. Fed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의 경기 침체까지 고려한다면 금리를 내려야 할 가능성은 훨씬 높겠지요.
이런 투자자들의 생각은 뉴욕 채권시장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참을성'을 갖기로 한 만큼 향후 3개월간은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러니 3개월물 금리는 2.47%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 반영되면서 1~10년물은 모두 그 아래로 급락했습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높아진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뉴욕 증시 등 세계 증시는 며칠간 요동쳤습니다.
파월 비난에 앞장선 곳들을 보면 "Fed가 올해 금리를 여러 차례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던 이들이 다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2일 3개월물-10년물 금리 역전이 증시 급락세로 이어지자 투자자 메모를 내고 "심각한 과잉반응이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성장 궤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윗 글에서 "이쯤에서 명확한 건 Fed가 인플레이션을 좀 더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인플레가 오르면 Fed는 금리를 올려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2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한 채권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월가 금융사들의 의견은 참고만 해라. 그건 그들이 지금 어떤 포지션이 갖고 있는 건지 알려주는 정도로만 보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보니 골드만삭스는 작년 11월까지도 2019년 금리가 4번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또 모건스탠리는 2번 인상을 예측해왔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