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사진=최혁 기자
정준영/사진=최혁 기자
정준영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일부가 공장 초기화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경찰이 다른 자료로 내용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5일 서울시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정준영) 본인이 (휴대전화를) 갖고 (초기화) 한 행위가 있으나, 다른 자료를 확보하고 있어 비교해 보면 원래 내용이 어떻게 구성돼 있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앞서 정준영은 상대 여성의 동의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적으로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휴대전화 3대를 제출했지만, 이 중 1대는 공장 초기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찰은 나머지 휴대전화 2대,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업체 압수수색을 통해 나온 자료, 국민권익위원회가 대검찰청에 넘긴 카카오톡 대화방 메시지 등의 자료와 비교, 대조를 통해 어떤 자료가 삭제됐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정준영은 2016년에도 몰래 전 여자친구의 신체부위 중 일부를 촬영해 피소됐다. 당시 "연인 사이에 한 장난이었다"고 해명하는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최근 지인들을 통해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전 "죄송한 척 하고 오겠다"고 말한 내용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만 10여 명. 정준영은 지난 21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와 함께 "정말 죄송하다.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에 대해) 일체 다투지 않고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럼에도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중 1대를 공장 초기화 상태로 해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아직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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