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PMI 71개월만의 최저…시장 57% "연내 美금리인하"
獨 10년물 금리 2년만에 마이너스·호주 10년물 사상 최저
글로벌 경기후퇴 공포…제조업 '냉각'·선진국 국채금리 '뚝'
글로벌 경기둔화의 우려가 경기후퇴(리세션) 공포로 확산하고 있다.

주요국 제조업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제조업 경기지표가 수년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으며 주요국 벤치마크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불안한 시장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5일 오전 호주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757%까지 떨어졌으며 오전 내내 1.8%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며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 가치는 경기가 불안할 때 오른다.

호주 국채금리는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 총재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서 물러나 중립적 태도로 전환한 이후로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2년여간 금리를 동결했으며 금융시장은 도리어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늘리는 추세다.

이는 금요일인 지난 22일 서방 주요 선진국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 같은 추세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IHS마킷이 집계한 3월 독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 연속 경기 팽창의 기준선인 50을 밑돌아 2012년 이후 최저치인 44.7을 기록한 이후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0.032%까지 떨어졌다.

독일뿐 아니라 유로존 전체 경기가 심상찮다.

3월 마킷 유로존 제조업 PMI는 47.6으로 시장 예상치인 49.5에 크게 못 미쳐 2013년 4월 이후 7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을 결정하고 브렉시트가 임박한 시기에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유로존이 일본식 저물가·저성장·저금리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뉴노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후퇴 공포…제조업 '냉각'·선진국 국채금리 '뚝'
지난해 중반까지 탄탄한 경제를 자랑했던 미국도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전염 우려를 피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2일 장중 한때 2.42%선까지 급락하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금리와 역전됐다.

장단기 채권 금리의 역전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날 발표된 3월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는 각각 21개월,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비관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연준이 1차례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7.2% 반영하고 있다.

동결 전망은 42.9%만 반영됐고 단 1차례라도 인상을 점치는 시각은 전혀 없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11%였던 데서 치솟은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더한 경기 하락을 뒤집기에 충분한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전 세계 주식시장이 지난해 말의 급락세를 이겨내고 상승세를 탄 배경에 연준의 탈(脫)긴축, 긴축에서 완화로 선회한 ECB의 '유턴' 등이 있다.

하지만, 유럽 경기지표 악화 등 조짐으로 볼 때 글로벌 경제 모멘텀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도'는 이미 '공포'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후퇴 공포…제조업 '냉각'·선진국 국채금리 '뚝'
이번 주 발표될 주요 선진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글로벌 경기가 일시적인 하락에 있는지, 아니면 더 심각한 침체로 빠져들지 논란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오는 28일 지난해 4분기 성장률 확정치를 발표한다.

WSJ에 따르면 JP모건의 예상치는 1.8%로,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 2.6%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GDP 발표 전후로 프랑스, 영국, 캐나다 경제성장률도 속속 발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