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넷플릭스가 영향력을 키우자 OTT 사업자끼리 합종연횡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올해 1월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달 통합 OTT를 운영하는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신설법인은 지상파 3사가 푹을 운영하기 위해 공동 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 조직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마련한다. 방송 3사의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양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1300만 명 이상(옥수수 946만 명+푹 400만 명)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한다.

통합법인은 한류 콘텐츠를 발판 삼아 해외 시장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인 싱텔(싱가포르텔레콤)의 OTT 서비스 ‘훅(hooq)’과 협력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합법인을 아시아의 넷플릭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토종 OTT의 대표주자로 키우겠다”며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선도하고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가입자를 확보하면 콘텐츠 투자 유인도 커진다.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등 호평받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은 190여 개국 1억370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 기반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지상파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고 지상파 3사는 넷플릭스와 경쟁할 대형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손잡았다. 자사의 인터넷TV(IPTV) U+tv에 넷플릭스를 기본 탑재했다. 지난달 국내 1위 케이블TV인 CJ헬로를 인수한 데 힘입어 콘텐츠 강자인 CJ그룹과의 협업도 가능해졌다. CJ헬로가 운영하다 CJ ENM으로 넘어간 OTT ‘티빙’과의 유기적 협력 역시 예상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