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20년 만에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른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가 되면서 ‘책임경영’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을 본격 이끌어 나가겠다는 신호탄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린 회사 측 안건을 모두 최종 처리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다. 이사회는 주총이 끝난 뒤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2005년~2009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기아차를 이끈 뒤 가장 큰 변화다.

현대차 대표이사는 기존 정몽구 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울산공장장) 등 3명에 이어 정 수석부회장까지 4명(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이사회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이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구성한다.

1999년 구매담당 이사로 현대차에 첫발을 디딘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 경영을 도맡게 됐다.

그는 특히 수석부회장에 오른 지난해 9월부터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 하면서 여러 혁신 활동을 이끌어냈다. 자율주행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첨단기술이 융합된 이동수단) 혁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 업체 미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업체인 그랩,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 인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올라 등과 전략적 투자 및 동맹을 맺어왔다.

현대차그룹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손잡는 등 광폭 행보를 펼치는 것은 소극적이었던 과거와는 180도 다른 움직임이다. 이와 함께 완전 자율 복장 제도를 도입하고 사내 방송에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넥쏘를 타고 등장하는 등 보수적인 그룹 문화를 바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제조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성)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한 정 수석부회장에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