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가 춤을 춘다고요?…오른팔만으로 '한팔 스윙'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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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10) '싱글 암' 스윙으로 간결함 찾기
(10) '싱글 암' 스윙으로 간결함 찾기
“동영상을 보니까 완전히 춤을 추더라고요.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참…. 이거 좀 잡을 수 없을까요?”
이달 첫 티오프를 앞둔 한 아마추어 골퍼가 고민을 전해왔습니다.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비행접시처럼 오른쪽으로 크게 휘거나, 반대로 왼쪽으로 확 당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팔이 문제인 것 같다는 겁니다. 코스 구석구석으로 공이 흩어지는 일명 ‘와이파이샷’이 속을 썩이는 거죠.
힘 들어간 오른손, 오른팔이 주범
골프 스윙은 살아있는 생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시로 변한답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첫 홀과 18번홀이 다르거든요. 그런데도 골퍼 자신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이거 우즈의 캐디 조 라카바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죠. “황제의 스윙도 변한다. 내가 하는 일 중 하나가 어제의 그의 스윙과 오늘 그의 스윙이 같은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스윙은 항상 변하지만 문제는 늘 변하지 않으니, 골프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게다가 그 문제도 어찌 보면 늘 단순합니다. 불필요한 동작 때문이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 탓이죠. 문제적 스윙을 일으키는 신체의 주범도 대개 정해져 있는데, 그게 주로 오른손 오른팔이라는 건 다 아실 겁니다. 더 힘 빠지는 건 문제를 알면서도 내 몸이 아닌 것처럼 어쩌지 못한다는 거고요.
고민을 토로해온 그분은 상체 근육이 발달해 손과 팔로 공을 힘껏 후려 패는 ‘히터(hitter)’형 골퍼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공이 잘 맞는 때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하체 회전과 상체 회전, 팔의 움직임이 조금만 엇박자가 나도 공이 좌우로 넓게 날아간다는 게 문제죠. 타이밍 맞추기가 어려워서입니다. 잘 맞는 날보다 안 맞는 날이 더 많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아마추어 상당수가 이분처럼 팔꿈치를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백스윙에서 팔꿈치를 번쩍 들어올려 등 뒤로 끌어당기거나, 아예 야구 투수처럼 하늘 높이 치켜들고, 다운스윙에서는 몸통보다 더 빨리 앞으로 튀어나가는…. 제가 늘 강조하는 밸런스, 타이밍, 스윙궤도, 즉 ‘BTS’가 팔에서부터 흐트러진다는 얘깁니다.
부치 하먼은 늘 힘이 넘치는 우즈의 팔꿈치를 ‘얌전하게’ 만들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는 《타이거 우즈 스윙의 비밀 8가지》에서 “우즈와 나는 오른쪽 팔꿈치가 늘 지면으로 향하도록 수없이 연습했다. 그게 스윙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라며 ‘통제된 팔꿈치’를 첫 번째 비결로 꼽기도 했습니다.
‘싱글암 스윙’ 반복 효과적
팔로 고민인 분들에게 제가 제시한 훈련법 하나가 ‘싱글암(single arm)’ 스윙입니다. 왼손등을 위로 꺾어 오른팔꿈치에 걸어 고정한 뒤 오른팔로만 스윙하는 겁니다. 팔꿈치가 백스윙-다운스윙 과정에서 춤을 추지 않도록 잡아주고 오른팔꿈치가 늘 지면을 가리키는 느낌을 몸에 주입하는 동작이죠.
처음엔 백스윙 아크가 크지 않고 팔꿈치가 마음껏 움직이지 않아 답답할 겁니다. 하지만 열 번, 스무 번, 100번 연습하면 할수록 답답함은 사라지고 팔꿈치의 움직임은 한결 편해질 겁니다. 백스윙 아크도 충분히 커지고 스윙 궤도가 굉장히 좋아집니다. 백스윙톱에서 클럽헤드가 타깃을 가리키는 게 이상적이긴 하지만, 오른팔꿈치가 살면 헤드는 머리 위로 틀어져 돌아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운스윙 때 팔꿈치가 배꼽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움직임도 잘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지난 회에 소개한 ‘배꼽뽀뽀’ 동작이죠. 이 동작에 자신감이 생기면 왼손은 그냥 허리 뒤에 붙인 채 오른팔로만 스윙해도 공을 꽤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싱글암 훈련’의 부수적인 효과는 사실 더 핵심적입니다. 몸통과 어깨 회전이 이전보다 더 잘된다는 겁니다. 팔과 팔꿈치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고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않으니, 그동안 잠들어 있던 몸통과 어깨가 결국은 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팔꿈치가 춤을 추는 분들의 공통점은 몸통과 어깨 회전이 잘됐다고 착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엉뚱한 팔이 일을 했는데도 말이죠.
클럽 없이도 연습이 가능한 동작이니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어디서든 시도해 보세요. 하는 만큼 내 것이 됩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
이달 첫 티오프를 앞둔 한 아마추어 골퍼가 고민을 전해왔습니다.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비행접시처럼 오른쪽으로 크게 휘거나, 반대로 왼쪽으로 확 당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팔이 문제인 것 같다는 겁니다. 코스 구석구석으로 공이 흩어지는 일명 ‘와이파이샷’이 속을 썩이는 거죠.
힘 들어간 오른손, 오른팔이 주범
골프 스윙은 살아있는 생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시로 변한답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첫 홀과 18번홀이 다르거든요. 그런데도 골퍼 자신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이거 우즈의 캐디 조 라카바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죠. “황제의 스윙도 변한다. 내가 하는 일 중 하나가 어제의 그의 스윙과 오늘 그의 스윙이 같은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스윙은 항상 변하지만 문제는 늘 변하지 않으니, 골프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게다가 그 문제도 어찌 보면 늘 단순합니다. 불필요한 동작 때문이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 탓이죠. 문제적 스윙을 일으키는 신체의 주범도 대개 정해져 있는데, 그게 주로 오른손 오른팔이라는 건 다 아실 겁니다. 더 힘 빠지는 건 문제를 알면서도 내 몸이 아닌 것처럼 어쩌지 못한다는 거고요.
고민을 토로해온 그분은 상체 근육이 발달해 손과 팔로 공을 힘껏 후려 패는 ‘히터(hitter)’형 골퍼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공이 잘 맞는 때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하체 회전과 상체 회전, 팔의 움직임이 조금만 엇박자가 나도 공이 좌우로 넓게 날아간다는 게 문제죠. 타이밍 맞추기가 어려워서입니다. 잘 맞는 날보다 안 맞는 날이 더 많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아마추어 상당수가 이분처럼 팔꿈치를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백스윙에서 팔꿈치를 번쩍 들어올려 등 뒤로 끌어당기거나, 아예 야구 투수처럼 하늘 높이 치켜들고, 다운스윙에서는 몸통보다 더 빨리 앞으로 튀어나가는…. 제가 늘 강조하는 밸런스, 타이밍, 스윙궤도, 즉 ‘BTS’가 팔에서부터 흐트러진다는 얘깁니다.
부치 하먼은 늘 힘이 넘치는 우즈의 팔꿈치를 ‘얌전하게’ 만들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는 《타이거 우즈 스윙의 비밀 8가지》에서 “우즈와 나는 오른쪽 팔꿈치가 늘 지면으로 향하도록 수없이 연습했다. 그게 스윙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라며 ‘통제된 팔꿈치’를 첫 번째 비결로 꼽기도 했습니다.
‘싱글암 스윙’ 반복 효과적
팔로 고민인 분들에게 제가 제시한 훈련법 하나가 ‘싱글암(single arm)’ 스윙입니다. 왼손등을 위로 꺾어 오른팔꿈치에 걸어 고정한 뒤 오른팔로만 스윙하는 겁니다. 팔꿈치가 백스윙-다운스윙 과정에서 춤을 추지 않도록 잡아주고 오른팔꿈치가 늘 지면을 가리키는 느낌을 몸에 주입하는 동작이죠.
처음엔 백스윙 아크가 크지 않고 팔꿈치가 마음껏 움직이지 않아 답답할 겁니다. 하지만 열 번, 스무 번, 100번 연습하면 할수록 답답함은 사라지고 팔꿈치의 움직임은 한결 편해질 겁니다. 백스윙 아크도 충분히 커지고 스윙 궤도가 굉장히 좋아집니다. 백스윙톱에서 클럽헤드가 타깃을 가리키는 게 이상적이긴 하지만, 오른팔꿈치가 살면 헤드는 머리 위로 틀어져 돌아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운스윙 때 팔꿈치가 배꼽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움직임도 잘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지난 회에 소개한 ‘배꼽뽀뽀’ 동작이죠. 이 동작에 자신감이 생기면 왼손은 그냥 허리 뒤에 붙인 채 오른팔로만 스윙해도 공을 꽤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싱글암 훈련’의 부수적인 효과는 사실 더 핵심적입니다. 몸통과 어깨 회전이 이전보다 더 잘된다는 겁니다. 팔과 팔꿈치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고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않으니, 그동안 잠들어 있던 몸통과 어깨가 결국은 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팔꿈치가 춤을 추는 분들의 공통점은 몸통과 어깨 회전이 잘됐다고 착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엉뚱한 팔이 일을 했는데도 말이죠.
클럽 없이도 연습이 가능한 동작이니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어디서든 시도해 보세요. 하는 만큼 내 것이 됩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