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달인'에 도전…그린 위 '오르막 직선퍼팅' 최저점부터 찾아라
‘드라이버도 한 타, 퍼팅도 한 타!’

골프의 절반이 퍼팅이다. 한 라운드(18홀·파72)의 절반인 36타가 퍼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은 퍼팅 연습에 인색하다. 그러면서도 싱글을 원한다.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오랜 연습이 필요한 샷보다 금세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퍼팅이다. 하루 5분 투자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골프를 즐길 수 있다.

1계명-가장 낮은 곳을 찾아라

퍼팅은 정보싸움이다. 그린에 공을 올린 뒤 그린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그린이 놓여 있는 구조를 눈여겨보는 것으로 정보 수집이 시작된다. 비가 왔을 때 물을 어느 쪽으로 배수시킬 것이냐를 기준으로 그린을 살펴본다. 최소 2개 이상의 배수로가 그린 위에 숨어 있다는 게 골프장 설계자들의 말이다. 물이 흘러가는 길을 상상하면 높은 쪽과 낮은 쪽을 좀 더 쉽게 가려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곳을 찾는 게 으뜸이다. 이 지점에서 ‘오르막 직선퍼팅’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기준을 잡으면 좋다.

발바닥의 느낌, 걸을 때 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에 대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되, 느낌이 잘 오지 않으면 양발로 서서 양 발바닥과 무릎에서 느껴지는 압력의 차이 등을 느껴봐야 한다는 게 퍼팅달인(전인지, 리디아 고, 박인비)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볼 마크를 하면서 잔디의 결이 어느 쪽으로 누워 있는지까지 세심하게 본다면 이미 고수의 반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계명-1.5m, 15m 퍼팅 5분씩 연습

티오프 전 10분만이라도 연습그린을 밟아보자. 두 가지 연습이 필수다. 15m짜리 롱퍼팅과 1.5m짜리 쇼트퍼팅 각각 5분씩이다. 그린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으로 보내는 퍼팅을 우선 한다. 이게 최소한 15m는 된다. 이때 내리막인지 오르막인지 판단을 하는 동시에 공이 굴러갈 궤적을 이미지로 상상한다. 이어 퍼팅한 공이 상상한 대로 굴러가는지를 반드시 지켜본다. 거리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굴곡을 찾아내 자신의 판단이 맞았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한쪽에서만 하지 말고 반대쪽에서도 다시 퍼팅해 오르막과 내리막의 차이를 확인한다.

두 번째가 쇼트퍼트다. 대개 ‘OK(컨시드)’를 주는 거리는 1m를 넘지 않는다. 1.5m는 컨시드를 받기 힘든 거리다. 넣으면 본전, 넣지 못하면 기분을 망치는 거리다. 그날의 퍼팅 자신감을 좌우하는 거리일 수밖에 없다. 프로들도 1.5m 거리를 가장 싫어하고 힘겹게 생각한다.

방법은 홀컵 뒤 40㎝에 또 다른 홀컵이 있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스트로크하는 것이다. 설사 40㎝가 넘어 50~60㎝를 지나쳤다 해도 돌아오는 퍼팅은 컨시드가 후하고 부담도 작다. 퍼팅은 자신감이 생명이다.
‘2018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에서  전인지가 그린을 살피고 있다.  한경DB
‘2018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에서 전인지가 그린을 살피고 있다. 한경DB
3계명-일관된 그립 악력

더 중요한 건 그립의 악력이다. 일관된 힘이다.

고덕호 프로는 “꽉 잡든 살살 잡든 어드레스했을 때 양 손가락에 들어간 힘의 크기를 퍼팅 스트로크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게 어떤 기술보다 퍼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게 들쭉날쭉하면 거리감이 상실되는 것은 물론 퍼터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혀 방향성까지 나빠진다. 그립의 악력이 일정해야 손목을 불필요하게 쓰는 일도 줄어든다. 연습할 시간이 없다면 ‘오늘은 그립 악력만 똑같이 한다’는 생각 한 가지만이라도 지키는 게 중요하다.

4계명-퍼팅에도 백스윙톱이 있다

골프의 모든 스트로크는 완결성이 있다. 그린 주변 웨지샷이든, 드라이버샷이든, 퍼팅 스트로크든 모두 똑같다. 김영 프로는 “퍼팅도 하나의 스윙”이라고 말했다. 백스윙도 테이크어웨이-백스윙톱-다운스윙-폴로스루- 피니시가 있다는 얘기다. 김영 프로는 “바이킹을 타듯 퍼터헤드를 백스윙톱에서 자유낙하하는 느낌으로 리드미컬하게 떨궈야 뒤땅이나 토핑을 막고 퍼터헤드 스위트스폿에 공을 잘 맞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5계명-오른발 엄지를 보라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의 문제가 퍼팅한 뒤 공이 어디로 굴러가는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퍼터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힐 수밖에 없다. ‘분명히 공을 다 때린 후에 고개를 들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골퍼도 많다. 자신의 근육이 임팩트 직전부터 임팩트 직후까지 움직였다는 걸 인식하지 못해서다. 퍼팅에서 방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스트로크 궤도보다 퍼터 페이스를 직각으로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짧은 퍼팅을 할 때 그립을 꽉 잡고 하라는 것도 그래서다.

고개를 드는 현상이나 몸이 공을 따라가는 현상을 줄이려면 우선 배꼽 주변과 괄약근에 힘을 준 채 스트로크를 하는 게 도움을 준다. 퍼팅 스트로크를 한 뒤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연습방법도 있다. 고개가 왼쪽으로 따라가지 못하도록 막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