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부진에도 소득 최하위구간 사교육 참여율 3% 이상 증가
'사교육 참여율' 저소득층↑ vs 고소득층↓…'방과후'는 외면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저소득층 참여율이 증가하고 고소득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 후 학교' 수업은 참여율이 5년 내리 하락해, 사교육으로 빠져나가는 학생을 저렴한 공교육으로 잡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전년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부터 '800만원 이상'으로 나뉜 소득 구간별로 보면, 최하위인 '2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47.3%로 전년대비 3.3%포인트 증가했다.

200만∼3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도 59.4%로 0.6%포인트 늘었고, 300만∼400만원 미만 가구의 참여율 역시 70.7%로 2.1%포인트 증가했다.

400만∼500만원 미만 가구와 500만∼6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각각 0.1%포인트·0.2%포인트 늘어 2017년도 조사 때와 대동소이했다.

반면 최상위 소득 구간인 800만원 이상 가구의 경우 사교육 참여율이 84.0%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700만∼800만원 미만 가구와 600만∼7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도 전년 대비 각각 0.1%포인트·0.4%포인트 줄어들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5.1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만원 미만 가구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9만9천원(전년 대비 5.9%↑)이었던 반면, 800만원 이상 가구는 50만5천원(전년 대비 4.5%↑)이었다.
'사교육 참여율' 저소득층↑ vs 고소득층↓…'방과후'는 외면
교육부·통계청 조사에서 저소득층의 사교육 참여율이 증가했다는 결과는 통계청이 지난달에 발표한 '2018년 4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통계청은 지난해 4분기에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이 전년 대비 18% 급감하는 등 하위 40%(1∼2분위) 가계가 소득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통계청이 주관한 사교육비와 소득 조사를 함께 놓고 보면, 저소득층은 지난해 사상 최악 수준의 저소득에 시달리면서도 사교육 지출을 늘린 셈이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일수록 주간에 일한 다음 밤에 대리운전을 하듯이 직업을 2개 이상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를 학원에 맡기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교육 당국이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방과 후 학교'의 참여율은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2014년 59.3%, 2015년 57.2%, 2016년 55.8%, 2017년 54.6%에 이어 지난해 51.0%로 하락했다.

지난해는 감소 폭(3.6%p↓)이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컸다.

학부모들은 방과 후 학교가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유가 생길 때마다 학원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아이가 방과 후 학교로 코딩 수업을 들었는데, 본격적으로 흥미를 보이는 것 같아서 학원에 보낼 생각"이라면서 "교사 수준이나 프로그램 다양성 등을 봤을 때 방과 후가 사교육을 따라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방과 후 학교뿐 아니라 예술동아리·스포츠클럽 등 방과 후 활동 지원을 확대하고, 방과 후 학교를 지역 및 수요자 맞춤형으로 더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교육 내실화가 사교육을 경감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초등 돌봄교실도 지속해서 확충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