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 사진=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신차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내수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에는 베스트셀링카 ‘톱10’을 휩쓸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지난달 7720대 팔려 ‘베스트셀링카’로 꼽혔다. 그랜저는 2016년 11월 출시된 뒤 무서운 기세로 독주하고 있다. 올 한 해 누적 판매량은 1만7797대로 가장 많았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는 그랜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7023대 팔렸다. 누적 기준으로 1만4024대를 돌파했다. 싼타페는 지난해 출시 19년 만에 처음 연 10만 대를 돌파했었다.

3위는 ‘생계형 차량’이라고 불리는 1t 트럭 포터(6796대)였다.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운송업 등에 뛰어드는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1만5748대 팔려 나갔다.

신차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5769대 팔리면서 4위를 기록했다. 출시 두 달여 만에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1만1672대에 달한다. 밀린 주문 대수만 4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울산공장 내 팰리세이드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뒤이어 중형 세단 쏘나타(5680대)와 아반떼(4973대)가 지난달 6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두 차량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1만221대, 1만401대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 사진=현대차
기아차에선 미니밴 카니발이 가장 많이 팔렸다. 내수 시장 전체 순위는 7위였다. 지난달 4312대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2014년 5월 나온 이후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가족 단위 레저 활동이 확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며 “상품성을 강화한 뒤 소비자 반응이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8위는 기아차의 중형 SUV인 쏘렌토였다. 같은 달 4157대 팔려 나갔다. 누적 판매량은 7774대다. 내년 완전 변경(풀 체인지)이 예정돼 있어 판매 둔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기아차 봉고(3989대)와 현대차 스타렉스(3581대)가 각각 9, 10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역시 내수 판매 상위 10개 모델을 싹쓸이했다.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이후 처음이었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맞설 적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신형 쏘울, 팰리세이드 등 신차를 투입했다”며 “내수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올해 신형 쏘나타와 경형 SUV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의 경우 신형 K5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K7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