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 폐기를 해도 (제재 해제) 프로세스 안 된다…이 계산법에 나도 혼돈"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상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영변 +α' 요구에 대해 "처음부터 (북미 간) 얘기됐던 게 영변이고, 영변 폐기와 관련한 입장을 우리가 처음 밝힌 것"이라며 "이런 회담에 정말 의미를 둬야 되는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北최선희 "'최상의 안' 내놨는데…잘못된 화답이 왔다"
다음은 최 부상과의 문답 요지이다.

-- 미국과 계속 대화할 생각인가
▲ 지금으로선 계속해야 하나 싶다.

우리가 했던 요구사항들이 해결된다면야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회담하면서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비핵화 관련) 취한 조치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하는 조치와 더불어 신년사로부터 시작해서 상응 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입장도 표시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뭐가 되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미국 측의 반응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 북측의 제재 해제 요구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 해당 제재는 원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에 관한 제재였다.

각 제재 결의들이 그런 행동이 행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재를) 동결하거나 해제하게끔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얘기한 것처럼 우리는 15개월 동안 계속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이에 대해 유엔 제재들이 전혀 해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지금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넘어서 (전체 핵 시설을) 폐기까지 해야 한다며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 김 위원장도 개인적으로 실망감이 많이 컸겠다.

▲ 실망감보다는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왜 미국이 이런 거래 방식을 취하는지,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시고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개인적인 느낌이다.

--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핵시설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북측이 놀란 것 같다고 했다.

▲ 처음부터 얘기됐던 게 영변인 것이고, (미측에) 영변에 대한 입장을 우리가 이번에 처음 밝힌 것이다.

아직 (영변) 핵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본 역사가 없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지 등 두 사안을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가 돼야 할 유엔 제재결의들이 영변 핵 폐기를 해도 안 된다고 한다.

이 계산법이 나도 혼돈이 오고, 어디에 기초한 회담 계산법인지 모르겠다.

영변에 대해서 정말 깨끗하게 포기하고 깨끗하게 폐기할 입장을 내놨지만, 이게 잘못된 화답이 왔기 때문에 '이게 아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 영변 핵시설을 전문가 입회하에 폐기한다고 제안했다.

▲ 앞으로 구체적으로 실무접촉 통해 확정해야겠지만, 우리가 한다는 '폐기'의 의미는 미국 측 핵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명백하게 투명하게 한다는 뜻이다.

모든 성의를 가지고 우리 딴에는 최상의 안을 내놨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