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담 계속해야 하나 싶다" 수차례 강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미국의 계산법에 굉장한 의아함을 가지고 있으며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특히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 발언을 거론하며 북미대화와 관련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 로비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회담 결과에 '김 위원장도 실망감이 큰 것 같으냐'고 묻자 "실망보다는 미국의 거래 방식·거래 계산법에 대해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인 느낌'이라고 전제를 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생각이 좀 달라지시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이날 김 위원장 수행을 위해 주석궁으로 출발하기 전 전격적으로 성사된 남쪽 언론과 이례적 인터뷰에서 전날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작심한 듯'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이랑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했던 요구사항들이 해결된다면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이번에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전날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 실무진 간 추가적인 대화를 했는지에 대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北 최선희 "김정은 생각 달라지는 느낌"…'새로운 길'도 언급
최 부상은 또 "신년사로부터 시작해서 상응 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 찾겠다는 입장도 표시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뭐가 돼도 뭔가 돼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 측의 반응 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언급은 회담 결렬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는 자신의 '추측'을 이례적으로 밝힌 데 이어 '새로운 길'을 직접 거론하며 대미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핵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협상안에) 내놓은 역사가 없다"고 강조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지 등 두 사안을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제재 완화·해제 의미)가 진행돼야 할 유엔 제재 결의들이 영변 핵을 폐기하더라도 안 된다는 얘기이므로 미국 측의 회담 계산법에 나도 혼돈이 오고, 어디에 기초한 회담 계산법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전날 자정에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밝힌 '전문가 입회'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구체적으로 실무접촉 통해서 확정해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우리가 말하는 폐기는 핵 전문가 등 미국측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명백하게 투명하게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유엔 제재결의 5건 가운데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을 해제하면 영변 핵시설 안의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제안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남측 정부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은 채 "아무래도 최종적인 미국의 입장이 아닌가 이런 생각 들기 때문에 우리도 지금 다시 입장을 좀 더 해보고 회담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