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결제망 개방, 신용거래 허가 등을 포함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내놓자 간편결제 서비스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편결제가 온·오프라인에서 몸집을 키우면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1500원(1.45%) 오른 10만5000원에 마감했다. 금융위가 혁신안을 내놓은 지난 25일 이후 6.82% 상승했다. 네이버페이와 페이코를 운영하는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도 이 기간 주가가 각각 2.78%, 1.85%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은행 중심의 금융결제망을 개방하면 간편결제 업체들의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수수료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페이코의 합산 결제금액은 2017년 12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5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결제망이 개방되면 한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사용할 수 있어 간편결제 서비스의 장점이 확대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간편결제 업체들이 은행에 건당 500원가량 지급하고 있는 충전수수료가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선불충전 방식의 간편결제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혁신안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수료 인하는 개방된 결제망 구축 후인 2020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 면에서 간편결제가 신용카드와 인터넷뱅킹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서승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 문화를 정책의 힘으로 대체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