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동일 박사 연구팀은 그동안 확보한 해저 퇴적물 시료 500여 개를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배출된 수은이 서·남해 등 바다로 유입돼 해저 퇴적층에 쌓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해양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인 ‘마린 폴루션 불리틴’에도 게재됐다.
수은은 대기를 통해 배출돼 전 지구적으로 순환한다. 대기에서 다시 육상과 바다로 유입된 수은은 생물에 농축되면서 환경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은 중독은 신경 손상, 인지·행동 장애,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중국발 수은이 서해와 북·동중국해로 이동한 뒤 바닷물에 있는 유기물과 결합해 매년 21t씩 해저에 쌓이고 있다고 퇴적 과정을 설명했다. 육상에서 하수를 통해 배출된 수은은 강 하구나 연안에 쌓이지만 대기로 배출된 수은은 먼 바다까지 확산된다. 임 박사는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에 섞인 수은이 물에 녹아 들어간 영향도 있다”며 “중국발 수은이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한국 뿐 아니라 동해와 남중국해, 태평양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에서 매년 대기로 배출되는 수은의 양이 전 지구 대기 배출량의 54%(1100t)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약 600t이 중국 대륙에서 나온다. 중국은 대기 배출 외에도 오염된 수은을 매년 750t씩 하수 방류 등을 통해 주변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