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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외국인 투자유치에 악영향만 남길 제주 녹지병원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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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문도 못 열고 좌초할 위기다. 투자주체인 중국 뤼디(綠地·녹지)그룹측은 “외국인만 진료하라는 것은 위법”이라며 지난 14일 행정소송을 냈다. 현재 녹지병원은 의사 9명이 모두 사직하는 등 전체 인력 134명 중 절반가량이 그만뒀다. 허가 유효시한인 내달 4일까지 개원이 불가능한 상태다. 제주도는 “기한 내 열지 않으면 허가취소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1호 투자개방형 병원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예고된 결과나 다름없다. 그동안 정책 뒤집기와 ‘반쪽 허가’로 봉합해 둔 게 끝내 터진 것이다. 왜곡·오해·편견에서 비롯된 소위 ‘영리병원’과 ‘의료 공공성 훼손’ 프레임에 갇혀, 해외 자본을 유치해 의료와 관광을 접목한 신산업으로 키운다던 본래 정책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졌다. 현 정부는 아예 ‘적폐’로 규정했고, 제주도는 눈치만 보다 동네병원 수준의 조건부 허가를 내준 것이다. 47개 병상에 성형외과 피부과 등 4개 과목의 외국인 진료만 가능해 ‘무늬만 투자개방’인 꼴인데, 반대단체들은 그마저도 안 된다며 ‘허가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내국인 진료 제한이 ‘진료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받았다지만, 법원 판단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녹지병원 측의 투자금(800억원) 손해배상 소송과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뒤따를 수도 있다.

    진짜 큰 문제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둘러싼 17년의 논란 그 자체에 있다. 중앙정부가 인가해도 지자체에서 막히는 나쁜 선례를 남기면, 외국인 투자유치에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의료 공공성을 강조하는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다 태국 싱가포르 등도 활성화된 투자개방형 병원이 경제규모 세계 12위인 나라에서 안 된다면 누가 납득하겠나. 가뜩이나 국내 진출 외국기업들이 ‘갈라파고스 규제’를 호소하는 판국이다. 5개 정권을 거쳐도 규제 하나 못 푸는 나라의 ‘일자리 제 발등 찍기’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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