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증권거래세 개편을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에 “단시간에 개편안을 내놓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내년부터 즉시 증권거래세 폐지 수순에 들어가자는 여당과 ‘신중론’을 펼치는 기재부가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18일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지난 14일 최운열 민주당 의원 등 증권거래세 폐지 법안을 낸 여당 의원들을 찾아가 개편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세 개편 논의는 지난달 15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서 “폐지 논의를 공론화할 때”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같은 달 3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하면서 그간 인하 및 폐지를 반대해온 기재부도 방향을 선회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민주당은 내년부터 증권거래세를 20%씩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2024년 완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신 양도소득세로 과세 방식을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기재부는 증권거래세를 개편하려면 장기간에 걸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말은 있는 그대로 ‘개편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여당과 금융투자업계가 추진하는 ‘펀드 손익 합산과세’ 도입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기재부 견해다. 금융상품 손익 합산은 여러 금융상품에서 엇갈리는 손익이 나면 이를 합산해 과세하는 제도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미 국내주식 펀드에는 양도소득세를 매기지 않고 있어 손익 합산과세를 도입해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이자와 배당소득만 대상이 된다”며 “실익이 적은 데 비해 과표 및 과세기준 조정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해 당장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오는 22일 당정 합의안을 확정 발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여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기재부도 관련 검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검토를 통해 폐지 또는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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