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정부에 ‘사립유치원을 일괄매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매각을 희망하는 회원 유치원은 전체 사립유치원의 4분의 1이 넘는 1200개로 집계됐다.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 도입을 앞두고 나온 집단항의 성격의 요구다.

한유총은 15일 “정부가 사립유치원을 일괄매입하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공약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고 사립유치원과 교육부 사이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며 “교육부에 매입 요구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정부에 매입을 요구한 유치원은 ‘원아가 줄어 운영이 어려운 유치원’ ‘비리·적폐로 낙인찍혀 교육 의지를 잃어버린 유치원’ 등이다. 한유총은 “매매계약이 체결되면 감정평가비용은 정부에서 부담하고 교사들의 고용승계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유총이 지난달 28일부터 2주간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200개 유치원이 매각을 바랐다.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유치원은 9021개로, 이 가운데 사립은 4220개다. 1200개는 전체 유치원의 13.3%, 전체 사립유치원의 28.4%에 해당하는 숫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78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 106개, 부산 139개, 인천 84개 등이었다. 강원과 제주지역은 매각을 희망하는 유치원이 하나도 없었다. 광주는 집회 등을 이유로 동의서 집계를 중단했다.

이날 서울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은 에듀파인 미사용 유치원에 교사 기본급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한 서울교육청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