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6000억원 규모의 유럽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선진 제약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26년간 투자해온 SK의 신약 개발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테라퓨틱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로 유럽 지역 상업화를 위해 이뤄진 중추신경계 기술수출 중 최대 규모다.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32개국서 판매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을 통해 반환조건이 없는 선(先)계약금 1억달러를 받았다. 세노바메이트는 임상3상이 끝난 상태여서 후보물질 단계에서 이뤄지는 기술수출과 달리 계약금 비중이 높다. SK바이오팜은 유럽에서 시판 허가가 나면 계약금 총액 중 나머지 금액(4억3000만달러)을 받고, 판매가 시작되면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된다. 또 아벨의 신주 인수권도 확보했다. 주당 1달러로 신주의 상당량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판매로 아벨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스위스에 본사를 둔 아벨은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판매를 위해 미국 노바퀘스트캐피털매니지먼트와 유럽 LSP 등 헬스케어 분야 유력 투자사들이 합작, 설립한 신생 회사다. 일본 오츠카제약 미국 법인에서 정신분열증 치료제 ‘아빌리파이’의 상업화를 담당했던 마크 알트마이어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아벨은 첫 번째 상업화 프로젝트인 세노바메이트에 전문인력과 자금을 투입하고 연내 유럽의약청(EMA)에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유럽인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자료를 토대로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별도 임상을 하지 않고 신약 허가 심사에 들어갈 경우 이르면 2021년 말 유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아벨은 세노바메이트가 허가를 받으면 영국·독일·프랑스·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32개국에 판매할 예정이다.내년 미국 등 글로벌 출시이번 기술수출은 지역별 특성에 최적화한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다.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는 임상 전 과정부터 NDA까지 신약 독자 개발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반면 유럽은 개별 국가의 시장 특성을 고려해 현지에 거점을 둔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NDA를 제출했고 최근 심사가 시작됐다. 올해 11월 세노바메이트의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판 허가 시 SK바이오팜은 2020년 미국 내 판매를 시작으로 유럽을 거쳐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세노바메이트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 출시되면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난치성 환자 대상 약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62억달러(약 6조8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의 시장 규모는 9억달러(약 1조원)로 2021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SK는 세노바메이트뿐만 아니라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도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1993년 신약 개발을 시작한 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SK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업계는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신약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최태원 SK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번 계약은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가치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며 “아벨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유럽 시장에 가능한 한 빨리 출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6000억원 규모의 유럽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선진 제약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계약금액은 5억3000만 달러(약 6000억원)로 유럽 지역 상업화를 위해 이뤄진 중추신경계 기술수출 중 최대 규모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을 통해 반환조건 없는 선(先) 계약금 1억 달러를 받았다.시판허가 등 목표 달성시 계약금 총액 중 나머지 금액(4억3000만 달러)을, 판매가 시작되면 매출 규모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팜은 아벨의 신주 상당량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해졌다.스위스에 본사를 둔 아벨은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판매를 위해 미국 노바퀘스트 캐피탈 메니지먼트(NovaQuest Capital Management)와 유럽 LSP(Life Science Partners) 등 헬스케어 분야 유력 투자사들이 합작해 설립됐다.아벨은 세노바메이트 개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인력과 자금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하고 SK바이오팜이 보유한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유럽의약청(EMA)에 신약 판매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계획이다. EMA의 허가를 받으면 세노바메이트는 전통의 제약 강국인 영국·독일·프랑스·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32개국에 판매된다. 이번 기술수출은 지역별 특성에 최적화된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다.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는 임상 전 과정부터 NDA까지 신약 독자개발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유럽에서는 시장 특성을 고려해 현지에 거점을 둔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고 최근 심사에 돌입했다. 올해 11월 세노바메이트의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판 허가시 SK바이오팜은 2020년 미국 판매를 시작으로 유럽을 거쳐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세노바메이트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62억 달러(약 6조8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의 시장 규모는 9억 달러(1조원)로 2021년 10억 달러(1조1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SK는 세노바메이트로 26년 간 신약 개발에 투자해온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3년 신약개발 시작 이후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개발에 주력해온 SK는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지속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가치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며 아벨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유럽 시장에 가능한 빨리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 주원인이다. 줄어든 업무시간에 맞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회의는 없애고, 보고는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한다. 회사의 지향점도 무조건적인 성과 대신 직원들의 행복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효율성이 올라가고 성과도 뒤따라온다는 판단이다.출퇴근 시간은 개개인이 직접 설계SK텔레콤은 임직원 개개인이 근무시간을 직접 설계하는 ‘디자인 유어 워크 앤 타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출근시간은 기본적으로 오전 9시지만 본인의 업무 환경과 자기계발 등 개인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마감 등의 업무로 매월 마지막 주 업무량이 많은 직원들은 이를 근무계획에 미리 반영해 그 전주는 30시간, 해당 주는 50시간으로 나눠 일할 수 있다.LG전자도 ‘플렉서블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8세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은 자녀의 일정에 맞춰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병원 진료 등 부득이한 개인 사정으로 출퇴근시간 조정이 필요한 구성원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연구개발(R&D) 및 사무직을 대상으로 ‘선택적 근로제’와 ‘재량 근로제’를 실시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일할 땐 일하고 쉴 때는 쉬는’ 문화복잡한 절차를 거쳐 눈치 보며 휴가를 떠나던 문화도 뜯어고쳤다. SK이노베이션은 팀장 결재 없이 ‘본인 기안 후 본인 승인’ 절차를 통해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신고제’를 도입했다. 구성원이 직접 자신의 휴가 사용을 승인하면, 그에 대한 알림 메일이 소속 팀의 팀장과 유관 부서 팀원들에게 전달된다. SK텔레콤도 ‘휴가 셀프 승인’ 제도를 통해 구성원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LG전자는 다양한 휴가 제도를 통해 임직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안식휴가 제도는 회사가 제공하는 유급휴가에 본인 연차를 붙여 최소 2주, 최장 5주간 쉴 수 있는 제도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업무 효율을 제고하면서 개인 역량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이다.‘똑똑하게’ 일하는 기업들일하는 방식도 ‘똑똑하게’ 바꿨다. 현대차는 ‘문서 자산화’를 통해 업무 시 만들어지는 모든 문서를 회사 중앙서버에 저장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전사의 지식을 자산화하는 동시에 팀원 간 또는 팀 간 협업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기 위해서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고 방식도 바꿨다. 핵심내용만 간결하게 보고서로 작성하고, 전산을 통해 결재받는 방식이다.삼성전자는 2016년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관행을 떨쳐내기 위해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언했다.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으로 개편해 직급단계를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했다. 회의는 △참석자 최소화 △1시간 이내 종료 △전원 발언 △결론 도출 △결론 준수 등 기본원칙을 가능한 한 지켜나가고 있다. 보고도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보고 방식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