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터넷 검열에 뿔난 누리꾼들…'문 브레이커'까지 등장
정부의 인터넷 사이트 접속 차단에 네티즌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불법 유해 음란 사이트를 대상이라는 정부의 조치를 우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가 급증했고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응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HTTPS SNI(Server Name Indication) 필드 차단' 기술을 적용해 불법 웹사이트를 접속 차단했다. 기존 DNS(도메인네임 서비스) 차단 방식에서 SNI 필드 차단 방식으로 바꾸며 900여개 사이트가 차단됐다. 차단 사이트 목록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결정했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청년층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개인의 자유 침해, 국가의 정보 검열 시도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사흘 만인 14일 오후 2시 기준 17만3000명의 동의를 받았다.

사이트 차단에 불편함을 느낀 이들은 SNI 필드 차단을 회피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하고 있다. 인트라(Intra), 파이어폭스·퍼핀 웹브라우저, VP 프록시 IP 우회 등의 앱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급상승 앱에 올랐다.

Intra는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이 개발한 앱으로 유저의 통신 내역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파이어폭스와 퍼핀 웹브라우저는 자체적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제공한다. VPN을 활용하면 정부의 인터넷 차단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

아예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 한 갤러리에는 '문 브레이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컴퓨터가 외부로 전송하는 데이터를 잘게 잘라 확인하기 어렵도록 만든 게 핵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최대전송유닛(MTU)을 낮추면 정부가 차단한 웹사이트도 접속이 가능하다. 하루새 1.2.2 버전까지 개량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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