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피츠너 지속가능성 총괄 인터뷰 "전기차에 가장 주력"

전기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수소전기자동차(FCEV·이하 수소차)를 미래 친환경차 기술의 한축이라고 평가하며 수년 내로 양산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랄프 피츠너 폭스바겐그룹 글로벌 지속가능성 총괄 부사장은 10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관련 포럼 도중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수소는 미래차 기술에서 하나의 선택지(option)가 될 수 있다"며 "수소는 빠른 충전과 높은 저장능력 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피츠너 부사장은 "다양한 미래차 기술 간 경쟁이 벌어질 것이므로 수소 기술도 포트폴리오에 포함했고, 그룹 내에서 아우디가 이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헤르만 펭 아우디 재생연료 관리 프로젝트 총괄은 "현재 주력하는 분야는 전기차이지만 수소차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 내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펭 총괄은 "전기차가 지속가능성만으로 (친환경 기술 경쟁에서) 반드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그룹이 최근 수소차 기술 개발과 관련해 현대차그룹과 손잡은 것도 이런 미래차 전략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아우디는 작년 6월 현대·기아차와 수소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특허와 주요 부품 공유, 기술 협업 지속 확대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미래차 전략에 있어 탈탄소(decarbonize)가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피츠너 부사장은 "향후 수년간 전기차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 e-트론과 폭스바겐 아이디(I.D.), 포르쉐 타이칸 등을 앞세워 올해가 성장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향후 5년간 전기 구동 분야에 300억유로(약 38조원)를 투자해 오는 2025년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배터리 전기차(BEV)를 포함한 총 50종의 신차를 갖춘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현재 독일, 중국 등 기존의 공장 네 곳을 전기차만 생산하는 공장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2025년 최대 1천500만대의 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의 걸림돌로 꼽히는 충전 인프라와 관련해선 유럽 내 다른 자동차업체와 함께 투자를 지속해 수년 내로 유럽 전역에 400개의 급속충전소를 짓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내연기관차 역시 친환경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피츠너 부사장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유로6 디젤차에 대한 고객 수요가 여전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에 집중하지만, 내연기관차 판매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