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주한미군, 트럼프 맘대로 못 줄인다"…감축 제한법 초당적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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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당 의원 8명 '한·미 동맹 지원법안' 제출
"주한미군 2만2천명 이하 불가"
감축 땐 韓·日과 사전 협의…北 핵군축 완료 등 조건 명시
워싱턴 정가 "한·미 동맹 위험"
트럼프, 북핵협상 성공위해 주한미군 감축카드 사용 우려
美민주당 하원 의원들 "한·미 연합훈련 재개" 요구
"주한미군 2만2천명 이하 불가"
감축 땐 韓·日과 사전 협의…北 핵군축 완료 등 조건 명시
워싱턴 정가 "한·미 동맹 위험"
트럼프, 북핵협상 성공위해 주한미군 감축카드 사용 우려
美민주당 하원 의원들 "한·미 연합훈련 재개" 요구
미국 하원에 ‘한·미 동맹 지원법안’이 발의됐다.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게 골자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판’ 가능성에 대한 미국 조야의 우려를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핵담판’을 성공시키기 위해 한·미 동맹의 근간마저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 말라”
민주당 초선인 톰 맬리나우스키 의원과 공화당의 밴 테일러 의원이 30일(현지시간) 발의한 한·미 동맹 지원법안엔 8명의 하원의원이 동참했다. 한인 2세로 뉴저지주에서 당선된 민주당 앤디 김 의원도 참여했다.
이번 법안은 기존의 국방수권법(NDAA)보다 주한미군 감축 조건을 훨씬 까다롭게 규정한 게 특징이다.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줄이려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의회에 ‘한국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한반도에서의 충돌을 억제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보증하도록 했다. 또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군축을 완료했다’는 점을 조건으로 달았다.
법안은 또 주한미군을 2만2000명 밑으로 감축하는 작업에 미 국방부의 2019 회계연도 예산(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명가량이다.
하원의원들이 주한미군 규모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기존의 국방수권법이 ‘시한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방수권법은 지난해 7월 하원에 이어 8월 상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그달 13일 서명하며 발효됐다. 이 중 1264항 역시 2019 회계연도 예산을 주한미군 감축(2만2000명 이하)에 쓰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감축을 위한 예외 조건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 국익에 부합하고 동맹의 안전을 심각하게 약화하지 않으며 국방장관이 감축에 대해 한·일 등 동맹국과 적절한 협의를 거쳤다고 의회 군사위원회에 확약하는 경우’를 조건으로 달았다.
미 조야도 우려하는 한·미 관계
미 의회와 연구기관들은 최근 한·미 동맹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의 성공을 위해 북한에 제공할 ‘당근’으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영구 중단과 (핵을 운반할 수 있는) 전략자산의 한반도 반입 중지’를 요구한 바 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SMA)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도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SMA 협상의 교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 내 반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재래식 위협이 감소하기 전에 주한미군을 성급하게 감축하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들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를 요구하는 서한을 미국 국방부에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릭 라슨(워싱턴) 의원 등 하원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3명이 지난 29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에게 보낸 편지에서 “군사훈련이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간 미 국방부가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 “외교를 가능케 하기 위한 선의의 제스처”라고 설명해왔지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를 볼 때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의 시기와 범위는 북한 체제의 변덕이 아니라 국가 안보 이익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동맹과의 군사적 협력은 진행 중인 북한과의 대화와 분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주한미군 감축 말라”
민주당 초선인 톰 맬리나우스키 의원과 공화당의 밴 테일러 의원이 30일(현지시간) 발의한 한·미 동맹 지원법안엔 8명의 하원의원이 동참했다. 한인 2세로 뉴저지주에서 당선된 민주당 앤디 김 의원도 참여했다.
이번 법안은 기존의 국방수권법(NDAA)보다 주한미군 감축 조건을 훨씬 까다롭게 규정한 게 특징이다.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줄이려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의회에 ‘한국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한반도에서의 충돌을 억제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보증하도록 했다. 또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군축을 완료했다’는 점을 조건으로 달았다.
법안은 또 주한미군을 2만2000명 밑으로 감축하는 작업에 미 국방부의 2019 회계연도 예산(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명가량이다.
하원의원들이 주한미군 규모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기존의 국방수권법이 ‘시한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방수권법은 지난해 7월 하원에 이어 8월 상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그달 13일 서명하며 발효됐다. 이 중 1264항 역시 2019 회계연도 예산을 주한미군 감축(2만2000명 이하)에 쓰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감축을 위한 예외 조건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 국익에 부합하고 동맹의 안전을 심각하게 약화하지 않으며 국방장관이 감축에 대해 한·일 등 동맹국과 적절한 협의를 거쳤다고 의회 군사위원회에 확약하는 경우’를 조건으로 달았다.
미 조야도 우려하는 한·미 관계
미 의회와 연구기관들은 최근 한·미 동맹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의 성공을 위해 북한에 제공할 ‘당근’으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영구 중단과 (핵을 운반할 수 있는) 전략자산의 한반도 반입 중지’를 요구한 바 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SMA)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도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SMA 협상의 교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 내 반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재래식 위협이 감소하기 전에 주한미군을 성급하게 감축하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들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를 요구하는 서한을 미국 국방부에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릭 라슨(워싱턴) 의원 등 하원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3명이 지난 29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에게 보낸 편지에서 “군사훈련이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간 미 국방부가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 “외교를 가능케 하기 위한 선의의 제스처”라고 설명해왔지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를 볼 때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의 시기와 범위는 북한 체제의 변덕이 아니라 국가 안보 이익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동맹과의 군사적 협력은 진행 중인 북한과의 대화와 분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