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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민노총에 좌판 깔아주는 '경사노위'로 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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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오늘 대의원대회를 열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2월로 예정했던 양대 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민노총)과의 면담을 지난 25일로 앞당겨 가며 민노총 참여를 촉구한 터라,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노총이 20년 만에 경사노위에 복귀한다면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들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일곱 가지 요구 사항부터 전달했다. 이 중에는 대통령이 공언한 탄력근로제 적용 기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의 논의를 멈춰 달라는 요구에다 투자개방형 병원 및 광주형 일자리 철회까지 들어 있다. 하나같이 ‘귀족노조’의 철밥통을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가로막는 것들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정부의 노동정책이 초기보다 많이 후퇴했다”며 카풀 금지 등의 요구 사항을 꺼냈다. 대통령과의 면담을 ‘소원수리’ 기회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지금 같아선 민노총이 경사노위에 들어와도 문제, 안 들어와도 문제다. 민노총이 복귀하면 2월 중 경사노위에서 결론 내려던 탄력근로제, 최저임금 등의 논의가 차질을 빚을 게 뻔하다. 언제든 탈퇴를 ‘협박 카드’로 휘두를 수도 있다. 반대로 복귀가 무산되면 경사노위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경제계에선 민노총이 ‘복귀 선물’을 요구할 경우 경사노위가 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민노총은 정부에 끊임없이 ‘촛불 청구서’를 들이밀고 있다. 연초에는 “사업장 담장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개혁하겠다”며 올해 네 차례 총파업과 재벌개혁, 사법개혁, 국가보안법 주한미군 등 ‘분단적폐’ 청산 투쟁까지 선언한 마당이다. 정부가 경사노위에 민노총을 참여시키려고 노심초사할수록 민노총은 사회적 책임은커녕 법 위에서 더 기세등등하고, 요구 사항을 주렁주렁 늘려 갈 것이다. 이제는 정부도 노동계에 명백한 원칙을 천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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