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 SK브로드밴드에 통신망(網)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

2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는 2년여간 끌어온 망 사용료 협상을 지난 24일 타결했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에 2년간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은 2010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데이터를 모아둔 캐시서버를 SK브로드밴드에 설치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페이스북이 내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KT에 이미 캐시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7월 계약 종료 이후 갱신 협상을 벌이고 있어 협상이 마무리되면 한국 내 2개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게 된다. 페이스북은 LG유플러스와도 협상 중이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기로 한 것은 안정적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악화된 국내 여론을 무마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접속 경로를 해외로 바꿔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3월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도 국내에서 광고와 구독료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적정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이번 계약은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업체와의 계약에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